미래통합당이 28일 전국위원회를 열고 김종인 전 통합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비상대책위원장으로 하는 비대위 구성안을 가결했다. 다만 앞서 상임전국위가 정족수 미달로 개최되지 않아 김 전 위원장이 비대위원장을 수락하더라도 오는 8월 전당대회까지로 임기가 제한되는 상태다. 김 전 위원장은 이에 '거부 의사'를 밝혔다.
통합당은 이날 오후 3시13분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전국위를 개최했다. 국회의원·광역단체장·당협위원장 등 전국위원 639명 가운데 330명이 참석하면서 통합당은 전국위 의결 정족수를 채웠다.
앞서 같은날 오후 2시에는 상임전국위를 열고 오는 8월까지로 당 대표 임기를 규정한 당헌·당규를 개정하려 했으나 의결 정족수 미달로 진행이 되지 못했다.
비대위 구성안 의결에 앞서 심 권한대행은 "전국위 직전 열린 상임전국위는 아쉽게 무산됐다. 제 리더십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며 "현재 당헌상 당 대표 임기는 8월 말까지다. 통합하면서 당이 정상적으로 굴러갈 것으로 예상하고 임기를 정한 것이다. 전국위 직전 상임전국위에서 개정하려고 했지만 무산됐다"라고 밝혔다.
그는 또 "앞으로 당헌 개정은 새 위원장이 추진해나갈 것"이라며 "힘을 합칠 때 비로소 환골탈태할 수 있다. 뜨거운 애당심만이 당을 살려낼 수 있다. 마음을 모아 지금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길 간곡히 호소드린다"라고 했다.
비대위 구성안은 투표에는 330명이 참여했으며 177명의 찬성으로 의결됐다. 반대는 84표가 나왔다.
그러나 김 전 위원장은 이 같은 비대위 가결에 '거부 의사'를 전했다.
김 전 위원장의 비서실장인 최명길 전 의원은 "김 전 위원장께서 오늘 통합당 전국위에서 이뤄진 결정을 비대위원장 추대로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사실상 비대위원장직 수락을 거부한 셈이다. 김 전 위원장은 앞서 "두 달짜리 비대위 활동은 의미가 없다"라고 밝힌 바 있다.
김 전 위원장의 이 같은 반응은 전국위에 앞서 진행됐던 상임전국위에서 당헌·당규 부칙에 규정된 '8월 31일까지 전당대회 개최' 내용이 수정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사실상 '김종인 비대위'의 임기는 4개월로 한정되게 된 상황이다.
심 권한대행은 이와 관련해 "당헌 개정은 새로운 비대위원장이 추진해 나갈 것"이라며 김 위원장이 비대위원장을 맡은 후 당헌당규 개정을 다시 추진하면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김 전 위원장에게 오늘 투표내용을 다시 한번 말씀드리고 수락해달라고 요청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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