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부 주(州)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봉쇄’를 풀기 시작했다. 경제 마비와 이에 따른 대량실업 발생을 피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봉쇄 완화가 감염 확대로 이어질지 모른다는 전문가들의 경고도 잇따르고 있다.
조지아주는 지난 24일부터 미용실과 이발소, 체육관, 볼링장 등 일부 업종의 영업을 허용했다. 이번주엔 식당과 영화관 영업도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와 알래스카주는 소매점들이 수용 인원의 각각 20%와 25%만 받는 조건으로 영업을 재개하도록 했다. 테네시주는 27일부터 식당 영업을, 29일부터는 소매점 영업을 허용할 예정이다. 조기 경제활동 재개에 나선 주 중엔 코로나19의 타격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곳이 많다.
하지만 CNN은 조기 경제 정상화가 워싱턴 보건계량분석평가연구소의 연구 결과에 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연구소는 연방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가이드라인이 만료되는 5월 1일 이전에 경제활동을 재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연구 결과를 최근 내놨다. 컬럼비아대 전염병학자 제프리 섀먼은 워싱턴포스트에 조기 경제활동 재개와 관련, “셈법은 아주 간단하다”며 “감염이 늘어날 것이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니라 얼마나 많이 늘어날 것이냐의 문제”라고 말했다.
주정부가 일부 셧다운(일시 영업 정지)을 풀도록 했지만 막상 문을 여는 가게도, 소비자들도 불안해하고 있다. TGI프라이데이스는 월스트리트저널에 직원과 손님의 코로나19 감염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다른 체인점보다 먼저 문을 열진 않겠다고 밝혔다.
미국 내 최대 코로나19 확산지인 뉴욕주도 경제활동 재개를 서두르지 않는 분위기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26일 기자회견에서 뉴욕주의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만료되는 5월 15일 이후 일부 사업체가 문을 열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1단계로 제조업, 건설업 중 일부에만 영업을 허용하고 소매업·접객업·호텔업 종사자들은 가장 늦게 일터에 복귀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경제활동이 재개되면 미국 경제가 급반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이날 ‘폭스뉴스 선데이’와의 인터뷰에서 “(각 주가) 5, 6월 경제활동을 재개하면 미국 경제가 7~9월에 진짜로 회복할 것”이라며 “지금은 (2008년) 금융위기가 아니다”고 말했다.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는 이날 현재 각각 98만 명과 5만5000명을 넘는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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