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리피커’ 전성시대다. 지갑 속에 신용카드 여러 장을 넣어두고 때에 따라 골라 쓰는 건 일반적인 일이 됐다. 카드회사들은 이런 소비자를 사로잡기 위해 온갖 혜택으로 중무장한 카드를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하지만 어디에나 함정은 있다. ‘전월 실적’이라는 복병이다. 월급은 맨날 그 모양인데, 카드마다 수십만원씩 실적을 쌓는다? 보통 일이 아니다.
연회비와 전월 실적의 늪에 빠진 소비자들에게 손길을 내미는 구원자가 하나 있다. ‘페이’라는 이름의 간편결제 앱이다. 체크카드 한 장으로도 연회비 몇 만원짜리 신용카드 같은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물론 노력은 필요하다. 결제 때마다 어떤 간편결제 앱을 사용할지 ‘고민의 시간’이 필요하다. 자신이 자주 가는 카페나 편의점 등이 어딘지도 머릿속으로 정리해야 한다.
우리카드의 ‘카드의정석 쿠키체크’만 쓰는 사회초년생 A씨의 하루를 예로 들어보자. 이 카드는 전월 실적이 50만~70만원이면 한 달에 최대 2만원까지 캐시백을 받을 수 있다. 간편결제를 잘 활용하면? 혜택이 두 배가 된다.
A씨는 매일 출근길 회사 앞 카페 아티제에서 아메리카노를 산다. 아티제의 아메리카노 한 잔 가격은 4700원. 하지만 A씨는 3290원만 냈다. ‘페이코’로 결제하면 30% 할인되기 때문이다. A씨는 점심식사 후 동료들과 스타벅스에 갔다. 비씨카드 ‘페이북’ 앱으로 라테 한 잔을 결제했다. 우리카드는 비씨카드의 회원사여서 페이북 앱에 A씨의 카드도 등록 가능하다. 페이북을 이용해 QR코드로 3000원 이상 결제하면 매일 한 번 500원씩 할인된다. 퇴근길엔 편의점에 들러 ‘우리페이’ 앱으로 ‘4캔에 만원’ 맥주를 샀다. 우리페이 앱으로 편의점에서 결제해 1000원 할인을 받았다. 한 달에 두 번 1000원이 캐시백되는 체크카드 자체 혜택도 있기 때문에 이날 A씨는 8000원으로 맥주 4캔을 산 거나 다름없다. 출근길에 먹을 빵을 사러 편의점 옆 파리바게뜨에 들렀다.
해피포인트 앱을 열어 ‘스마일페이’로 1400원짜리 소보로빵 하나를 결제했다. 플라스틱 카드로 결제하면 해피포인트가 0.5% 적립되지만 같은 카드를 스마일페이에 연결해 결제하면 5%가 적립된다. A씨가 이날 하루 동안 받은 할인·적립 혜택은 약 4000원이다.
노력에 비해 혜택이 크지 않다고? 지금은 금리 0%대 시대다. 결제할 때 스마트폰 앱만 바꿔 쓰면 되는 걸 ‘노력’이라고 할 수 있을까. 하루종일 땅을 파도 4000원은 안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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