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톡스(보툴리눔 톡신) 제품 ‘메디톡신’의 최종 허가 취소를 앞두고 메디톡스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본격적인 공방이 시작됐다. 메디톡스는 제품 판매·제조 중지에 대한 가처분 중지 소송에 이어 허가 취소 소송도 제기할 예정이다. 최종 허가 취소 처분을 한 달 앞두고 식약처 처분의 부당함을 입증할 계획이다. 하지만 주주 등의 강력한 반발로 가시밭길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메디톡스 “적극 대응하겠다”
메디톡스는 지난 19일 식약처의 메디톡신 제조·판매 중지 명령에 대한 집행 정지와 명령 취소 소송을 법원에 제기했다고 20일 공시했다. 17일 식약처가 메디톡신 3종의 허가 취소를 예고한 이후 사흘 만에 낸 첫 공식 입장이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약사법에 따르면 ‘공중위생상’ 위해가 발생했을 경우 제재를 가할 수 있지만 메디톡신은 환자에게 어떤 피해도 입히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엄태섭 오킴스 변호사는 “약사법 71조에 따라 허가받지 않은 성분의 제품을 만들었을 경우 해당 제품을 폐기하거나 그 밖에 조치를 취할 수 있다”며 식약처 제재에 문제가 없다는 의견을 밝혔다.
메디톡스는 또 허가 취소가 결정되면 가처분 중지 소송을 제기하는 등 적극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식약처는 다음달 초까지 메디톡스의 소명을 들을 예정이다. 소명 종료 후 열흘 뒤 청문회를 거쳐 다음달 말께 허가 취소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보툴리눔 톡신 제품은 균주에서 뽑아낸 독소를 정제해 원액으로 만든 것이다. 허가 당시 신고한 원액 성분으로만 제품을 제조해야 한다. 하지만 2012년 말부터 2015년 중순까지 연구용 원액이 사용된 것으로 전 메디톡스 직원의 내부 고발 과정에서 드러났다. 메디톡신은 이날 별도 해명 자료를 통해 “대웅제약으로 이직한 직원이 제보한 내용”이라며 “재판이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메디톡스는 주주들에게 회사 피해가 크지 않다는 점도 적극 알릴 계획이다. 이날 공시에서 메디톡스는 판매 정지가 된 제품(메디톡신주 50·100·150)의 매출은 지난해 기준 867억원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전체 매출(2059억원)의 42.1%다. 메디톡스 내부적으론 식약처 제재 대상은 국내 내수용에 한정돼 416억원만 제재 대상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식약처 관계자는 “제재 대상 3개 품목의 생산액이 2018년 기준 1083억원”이라며 “국내뿐 아니라 해외 수출 제품까지 해당이 될 것”이라고 했다.
중국·미국 허가도 막힐까
메디톡스가 추진 중인 중국과 미국 내 임상 3상 결과에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이다. 바이오업계에선 국내 품목허가 관련 제재나 소송이 끝날 때까지 허가가 연기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검찰 조사 결과 메디톡스는 이노톡스의 시험성적서를 조작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노톡스는 2013년 다국적 제약사 엘러간에 기술수출한 제품이다. 메디톡스는 이노톡스 문제는 기술수출 이후 생긴 일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대웅제약과 균주 출처를 놓고 벌이고 있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소송에서도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ITC 소송은 자료 제출 등이 마무리돼 결과에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메디톡스는 이날 공시에서 이노톡스 등의 영업을 통해 매출 감소분을 메우겠다고 설명했다. 메디톡스 허가 취소 처분에 대한 이의 제기가 받아들여질지는 미지수다.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는 허가 취소에 대한 이의 제기와 취소 소송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