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총선에서 여당이 압승한 영향에 따라 강남권 아파트 시장에 급매물이 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총선 결과에 따라 규제 완화가 어렵다는 판단이 시장에서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19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다주택 투자수요가 많았던 강남권 재건축 추진 단지를 중심으로 총선 이후 호가를 낮춘 급매물이 증가했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76㎡는 총선 이후 1층은 17억5000만원, 3층 17억8000만원, 중층은 18억원 선에 급매물이 나와 있다.
지난해 12월 최고 21억5000만원, 지난달 초에는 2층이 19억5000만원에 팔린 것에 비해 2억∼3억원 이상 떨어진 것이다.
대치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총선 결과를 보고 매도 여부를 결정하겠다던 다주택자가 여당의 압승을 보고 매물을 내놨다"며 "앞으로도 보유세 강화, 재건축 규제 등의 기조가 계속될 것으로 보고 매각을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중개업소 대표도 "총선 결과를 보고 집주인이 빨리 팔아달라며 주말에 가격을 추가로 조정해서 내놓은 것"이라며 "매물 자체가 많진 않은데 확실히 총선 이후 매도자들이 적극적으로 돌아섰다"고 설명했다.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 전용 76㎡와 전용 82㎡는 지난 18일 각각 18억3000만원, 20억2000만원에 '급급매물'이 나왔다. 이달 초보다 5000만∼7000만원 하락한 금액이다.
송파구 잠실 엘스·리센츠 등 일반 아파트 단지에도 다주택자들이 총선 이후 기존에 내놨던 매물의 호가를 더 낮추는 분위기다.
엘스 전용 84㎡ 로열동·로열층의 한 매물은 집주인이 당초 5월 말 잔금 조건으로 19억8000만원에 내놨던 것인데 총선 후 19억3000만원으로 5000만원 조정했다.
리센츠 전용 84㎡도 저층은 17억5000만원, 로열층은 19억원 선에 매물이 나와 있다.
잠실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보유세 부담 때문에 5월 말 잔금 조건으로 내놓은 초급매물"이라며 "총선 결과를 보고 분양가 상한제,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의 규제는 물론 재건축 인허가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오면서 가격이 내려가고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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