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에서 부산 민심은 다시 보수로 돌아섰다. 18석이 걸린 부산에서 미래통합당은 15석을, 더불어민주당은 3석을 각각 확보했다.
민주당은 4년 전 20대 부산 총선에서 5석을 얻었고 2년 전 보궐선거에서 1석을 추가해 모두 6석을 보유했다. 21대 총선 결과 민주당 의석은 3석(북강서갑 전재수, 남구을 박재호, 사하갑 최인호)으로 주저앉았다.
지역주의가 부활하면서 부산 정치 지형은 보수 텃밭으로 다시 변했다. 더불어민주당 입장에서는 8년 전 상황으로 되돌아간 것이나 다름없다. 부산에서 6석을 내준 미래통합당은 이번 총선에서 줄기차게 민주당 현역 의원 지역구를 탈환하겠다고 공언했다.
통합당은 당초 목표로 삼은 대로 민주당 현역 의원 지역구 일부를 빼앗는 데 성공해 사실상 부산에서 승리를 거두고 전통적인 '보수 텃밭'을 회복했다. 특히 서병수 전 부산시장이 격전지 부산진갑에서 잠재적인 대권 주자인 민주당 김영춘 후보를 꺾으면서 부산 보수 진영에 힘을 실었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5선에 오른 조경태(사하을) 의원과 대여 투쟁에 선봉에 선 하태경(해운대갑), 장제원(사상), 이헌승(부산진을) 의원이 나란히 3선에 성공했다. 이로써 2년 앞으로 다가온 차기 대통령 선거에서 부산 정치권이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수도권 등에서 압승한 민주당은 영남권 핵심 지역인 부산에서 3석만 건지고 통합당에 완패하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다. 유권자의 선택에 실패한 부산 민주당 정치인들은 당내에서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할 정도로 입지가 좁아지게 됐다.
한 민주당 인사는 "선거 막바지에 수도권에서 여당 후보들이 압승하는 분위기가 흘러나오면서 격전지 부산에서 후보들이 힘겨운 싸움을 벌였다"며 "정부와 여당 내에서 부산 시민의 목소리를 전달해 줄 통로가 줄어들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통합당이 부산 총선에서 승리함에 따라 부산시와 부산시의회 등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2년 전 지방선거로 민주당이 지방 정부와 의회 권력을 모두 차지했으나 이번 총선 결과에 따라 코로나19 위기 극복, 재난기본소득 등 각종 현안을 두고 갈등과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부산시에서 추진하는 동남권 관문 공항, 북항 재개발 등 핵심 사업이 탄력을 받기 위해서는 민주당 후보들이 국회로 진출해야 하지만, 이번 총선에서 실패하는 바람에 예산 반영이나 사업 추진에 차질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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