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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구청 "매장 빼라"…농수산시장 500명 실직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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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상암 월드컵경기장 인근 대형 재래시장인 마포농수산물시장에서 18년간 최대 매장을 운영해온 다농마트 관계자 등 1880여 명이 서울 마포구에 무더기 탄원서를 제출했다. 지난달 마포구 측으로부터 느닷없이 다농마트 매장을 비우라는 최고장이 날아들면서 관련 직원들이 일자리를 잃을 위기에 놓였기 때문이다.

16일 마포구 등에 따르면 다농마트와 150개 협력업체 직원, 이들의 가족 등 1880여 명이 지난 13일 유동균 마포구청장과 이춘기 마포구시설관리공단 이사장을 대상으로 탄원서를 냈다.

마포농수산물시장에 2961㎡(896평) 면적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다농마트는 지난달 말 마포구시설관리공단으로부터 임대차 계약 종료 통지와 함께 매장에서 나가달라는 최고장을 받았다. 다농마트의 임대차 계약서상 임차 종료일은 오는 29일이다.

다농마트를 운영하는 다농산업 관계자는 “2002년 마포구 요청으로 마포개발공사(현 마포구시설관리공단) 직영점이던 적자 매장을 인수한 뒤 2년마다 계약을 연장해왔다”며 “이번에 갑자기 계약 만료 한 달을 앞두고 사전 논의도 없이 독촉장인 최고장을 받았다”고 말했다.

다농산업은 가락동농수산물시장 본점과 마포농수산물시장 상암점 등 2개의 매장을 운영하는 연 매출 1500억원 규모의 중견기업이다. 상암점에는 임직원 60명이 근무하고 있다. 다농산업은 협력업체 150개사의 임직원 및 파견직원 390명과 매장 내 푸드코트 11개 업체 소속 약 30명 등 총 500명이 생존을 위협받게 됐다고 주장했다.

마포구와 마포구시설관리공단은 다농마트 최고장 발송과 관련, 대형 식자재할인마트를 경쟁 입찰을 통해 유치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마포농수산물시장을 명품시장으로 거듭나게 하기 위해선 경쟁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마포구 관계자는 “그동안 한 업체와 장기간 계약해왔는데 앞으로는 입찰을 통해 입점 업체를 선정할 필요가 있다고 시설관리공단에서 판단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다농마트 대신 입점할 업체가 이미 정해져 있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식자재업계 관계자는 “마포농수산물시장 대형마트 자리에 전북 소재 업체 입점이 유력하다는 이야기가 파다했다”고 전했다.

재래시장 개발을 놓고 몇 년간 홍역을 앓았던 노량진수산시장에 이어 마포농수산물시장도 분쟁이 한동안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다농마트는 임대차 계약을 연장하지 못하면 법적 소송까지 불사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농마트 관계자는 “최고장을 받기 직전까지 냉동시설 등에 대한 투자를 이어왔기 때문에 매장 철수 시 그동안 투자에 따른 50여억원의 손실뿐 아니라 직원 정리해고에 따른 구조조정 비용 등 막대한 피해가 예상된다”며 “최악의 상황에선 인적·물적 피해에 대한 소송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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