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1㎝의 최장 투표용지' '37개의 최다 정당' 등 정치권에선 이번 4·15 총선에서 특히나 선거와 관련된 색다른 숫자가 많다는 얘기가 나온다.
'5/6' 문민정부 이후 대통령 임기 중간에 치뤄진 선거 6번 중 5번은 야당이 승리했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도 '못살겠다 갈아보자' '정권심판론' 등을 언급하며 이 점을 강조하고 있다. 다만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긍정평가가 부정평가보다 높고, 격차도 작지 않은 상황에서 과연 이 공식이 작동할지는 미지수라는 분석이다. 13일 리얼미터가 YTN의 의뢰로 6∼10일에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대통령에 대한 긍정평가는 55.4%, 부정평가는 42.3%였다.
'1' 원내 1당을 두고 더불어민주당과 통합당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여론조사 결과 공표금지 전의 여론조사들만 놓고 본다면 민주당이 원내 1당이 될 확률이 높을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통합당이 얼마나 선방하느냐' '과반을 막을 것이냐'에 주목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3' 비례정당 득표 중 3%를 넘어야 비례의석을 확보할 수 있다. 특히 연동형비례대표제 도입 전에는 정당 지지율 3%를 넘더라도 1~2석의 의석을 얻는 데 그쳤지만 이제는 많게는 5~6석까지도 노려볼 수 있게 됐다. 여론조사 결과대로라면 주요 군소정당 중 정의당과 국민의당은 3% 문턱을 넘을 수 있어 보이지만 민생당은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26.7' 이번 총선에서 26.7%라는 역대 최고 사전투표율을 기록했다. 높은 사전 투표율을 두고 여야 모두 유불리를 입맛대로 해석하고 있다. 민주당은 "코로나 극복을 위해 지지자들이 결집했다'는 해석을 내놓았다. 또 전남과 전북이 사전투표율 1,2위를 차지한 것을 두고도 "민주당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통합당은 '지난 3년 문재인 정권의 무능과 정책 실패, 오만과 독선을 심판하자는 민심의 분노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해석을 내놨다.
'48.1' 유권자들은 21대 총선에서 48.1㎝ 역대 ‘최장’ 투표용지를 만나게 됐다. 이번 총선에서는 21개 정당이 지역구 후보를, 37개 정당이 비례대표 후보를 냈다. 역대 최다 비례정당 수다. 자연스레 비례후보 투표용지도 48.1㎝라는 역대 최장 길이가 됐다. 용지를 두번 접어야만 투표용지함에 넣을 수 있는 진풍경도 벌어졌다.투표지 분류기를 사용할 수 없어 자동 개표도 불가능하다. 전량 수작업으로 진행 할 수 밖에 없게 돼 투표결과도 다소 늦은 16일 저녁쯤에야 확정될 예정이다.
'60'이번 총선에서는 ‘마의 벽’이었던 60% 투표율을 넘을지 주목된다. 제 3정당이 존재감을 보이지 못하는 상황에서 범진보 진영과 범보수 진영의 팽팽한 대결 양상이 투표율을 끌어 올릴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높은 투표율이 여야 어느 쪽에 유리할 것인지를 두고도 역시 각기 다른 해석을 내놓고 있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보통 투표율이 높으면 진보진영에 유리하고 낮으면 보수진영에 유리하다는 통념이 있지만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투표율 상승의 '키(key)'가 되는 젊은 층의 표심이 한쪽이 아닌 양쪽으로 분산되는 경향이 있어 단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121' 총선에서 승부를 가를 수도권의 총 의석수는 121석이다. 여야 모두 결판은 이곳에서 난다고 보고있다. 여론조사결과나 각 당의 자체 판세분석 결과로는 여당에게 유리한 것이 사실이다. 민주당은 90석 이상도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통합당은 이러한 예측이 위기의식을 느낀 이른바 샤이(SHY)보수를 결집시킬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151' 과반 의석수. 민주당이 과연 과반을 넘길 수 있느냐 주요한 관전 포인트가 되고있다. 통합당 입장에서 과반을 넘겨준다면 황교안 대표의 사퇴는 물론 즉시 비상대책위원회 구성될 가능성이 높다. 이후 잠재적 대권 후보간 '네 탓 공방'이 이어질 개연성도 있다.
'1101' 이번 지역구 선거에 출마하는 후보의 숫자다. 13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전체 253개 지역구에 1101명의 후보가 출마했다. 이 중 50대 후보가 536명으로 절반에 가까웠다. 20·30대 청년 후보는 69명 뿐이었다. 남성 후보는 892명 여성 후보는 209명이었다. 최연장자는 서울 종로에 출마하는 83세의 박준영 국가혁명배당금당 후보이고, 최연소자는 서울 은평을에 출마하는 25세 신민주 기본소득당 후보다.
'46600000' 유권자가 가지는 한표의 가치다. 국회의원 임기 4년 동안 다루는 예산은 약 2050조다. 예산 증가 규모를 고려하면 이보다 커질 전망이다. 이를 유권자 4300만명으로 나누면 1인당 4660만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투표를 신중하게, 그리고 꼭 해야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