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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키운 영상회의 서비스 시장 '지각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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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택근무, 온라인 교육이 확산되고 있는 일명 ‘언택트(untact·비대면) 시대’, 가장 주목받는 기술 중 하나는 영상회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영상회의 활용은 수십 배씩 늘어났다. 시장 판도도 출렁이고 있다. 독주하던 ‘줌(zoom)’이 ‘줌폭격’, 중국 서버 등 각종 보안 문제를 노출하자 시스코, 구글, 페이스북 등 글로벌 기업들이 이 빈틈을 노린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영상회의 서비스 수요↑…날개 단 ‘줌’

영상회의 서비스 기업 알서포트에 따르면 이달 들어 국내 기업의 영상회의 솔루션 사용시간은 코로나19 사태 전인 1월 대비 29배 급증했다. 코로나19가 확산되자 대부분의 기업이 재택근무에 들어간 결과다. 코로나19 사태 이전 이미 도입이 활발했던 정보기술(IT), 금융, 유통업계뿐만 아니라 제조, 화학, 해운 등의 전통 산업군들도 영상회의 서비스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온라인 교육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 9일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 3학년을 시작으로 전국 학교들이 온라인 개학에 나서고 있다. 교육부가 수업 유형 중 실시간 쌍방향 수업을 권장하면서 영상회의 서비스에 대한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국내 기업들이 대거 재택근무를 시행했던 3월에 비해서도 4월 영상회의 서비스 사용시간은 7.5배 증가했다.

영상회의 분야에서 ‘줌’의 활약은 단연 돋보였다. 줌은 영상회의 서비스인 ‘시스코 웹엑스(Webex)’를 개발한 엔지니어가 시스코를 나와 만든 제품이다. 편의성과 대중성을 내세워 인기몰이를 했다. 초기 프로그램 설치 후 간편하게 영상회의를 주최할 수 있다. 다른 사람들은 주최자가 링크를 전송하면 이에 접속하기만 하면 회의에 참여할 수 있다. 앱·리테일 분석서비스 와이즈앱에 따르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으로 줌을 사용한 사람은 지난달 187만 명에 달했다. 지난 1월 이용자는 단 3만 명이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작된 2월에는 18만 명으로 늘어났고 3월 들어 187만 명(939% 증가)으로 폭증한 것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병원과 약국을 찾아주는 앱 ‘굿닥’에 이어 두 번째로 사용자 상승률이 높았다.

○추격하는 영상 서비스 업체들

줌의 독주는 보안 허점이 드러나며 흔들리고 있다. 해커들이 온라인 회의에 무단 침입해 음란물이나 혐오 영상을 띄우는 이른바 ‘줌폭격’이 빈번해졌다. 서버가 중국에 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중국 정부의 ‘데이터 공개 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 이유다. 독일, 대만 등의 정부는 줌 사용을 금지하기 시작했다. 미국의 스페이스X, 항공우주국(NASA) 등도 직원들에게 사용 금지 명령을 내렸다.

이러한 틈을 노려 다른 영상 서비스 기업들의 공세가 거세지고 있다. 시스코 ‘웹엑스’는 글로벌 점유율 1위를 기록한 영상회의 솔루션이다. 시스코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웹엑스 90일 무료 사용 행사를 시작했다.

구글 ‘행아웃(Hangout)’도 오는 7월 1일까지 사용을 무료화했다. 행아웃은 크롬 웹페이지에서 구글 계정 로그인 후 사용할 수 있어 간편하다. 구글 지메일과 캘린더, 드라이브, 주소록 등과 연동할 수도 있다. 페이스북도 이달 초 비디오 채팅 기능을 추가한 ‘메신저’ 데스크톱 버전을 내놓으며 경쟁에 가세했다.

국내 업체들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국내에는 네이버 ‘라인웍스(Line Works)’, 삼성SDS '넥스오피스(Nexoffice)', 알서포트 ‘리모트미팅’, 구루미(Gooroomee) ‘온라인 오피스’ 등의 영상회의 서비스가 있다. 이들 업체는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일반 기업 및 교육기관에 자사 서비스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구민기 기자 k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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