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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두툼한 선거공보물 차분히 읽으며 주말 보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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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 국회의원 총선거를 나흘 앞둔 마지막 주말이다. 코로나 사태 속에 이전보다 월등히 두툼한 선거공보물이 유권자들에게 전달돼 있다. 무리하게 바꾼 희한한 선거제도로 인해 비례정당이라는 이름의 ‘위성정당’ ‘짝퉁정당’이 난무하며 인쇄물은 한 뭉치나 된다. 선거와 정당을 희화하고 유권자의 정치 냉소를 더욱 부추기는 ‘선거 공해물’처럼 보인다는 반응이 많다.

하지만 꼼꼼하고 냉철하게 들여다봐야 한다. 그 안에 각 정파의 기본공약, 입후보자들 전과·납세·병역·학력 같은 정보가 다 들어있다. 민주 시민의 기본 자질도 못 갖춘 정치 선동꾼, 저급한 정치 낭인도 수없이 포함돼 있을 것이다. 추려내고 가려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선거공보물 살펴보기’를 이번 주말에 최우선적으로 할 일로 삼아보자. 사회적 거리두기를 한 주 더 이어간다고 여겨도 좋다. 시간을 내 꼼꼼히 뜯어보며, 요란한 주의·주장을 냉철하게 검토해보자. 나라를 바른 길로 이끌 국회의원이 되겠다는 것인지, 유권자에게 아부하며 기껏 ‘동네 심부름꾼’이나 되겠다는 것인지 보일 것이다. 이번은 앞으로 4년을 좌우할 국회의원 선거다. 국가의 장기 발전, 건전한 나라살림, 경제위기 돌파에 걸맞은 재목을 뽑는 게 더없이 중요하다.

많은 유권자가 흔히 “저질 정치가 문제”라고 비판한다. 진실로 그런가. 정치만 삼류이고, 유권자인 ‘나’는 진정 일류인지 냉정하게 돌아볼 필요가 있다. 헛된 주장과 ‘현금 살포’ 공약에 혹하고, ‘우리 동네’의 크고작은 개발공약에 이끌리지 않았는가 .

근래 우리 사회는 정치과잉으로 과도하게 분열된 채 매사 진실보다 진영논리가 앞서는 비이성적 격변기를 보내고 있다. ‘코로나 방역’으로 막히지 않았다면 지금도 광화문과 서초동에서 제각기 다른 집회가 벌어졌을지 모른다. 선동정치와 극한적 대립은 민주국가의 기본인 법치마저 흔들고 있다. 선거를 통한 ‘한 표의 힘’은 이런 소모적 국론분열을 끝내는 데도 기여할 수 있다.

그러자면 거듭 잘 들여다봐야 한다. 국가재정을 파탄 낼 엉터리 공약, 시장과 기업을 죽일 퇴행적 규제 공약이 번영의 길을 찾고 4차 산업혁명을 앞당길 청사진과 함께 공보물에 섞여 있다.

자유 시민으로서 유권자는 권리와 함께 의무도 갖는다. 진지한 투표는 법적 의무를 넘는 민주 시민의 책무다. 어처구니없는 테러 시도가 있고, 사실 확인은 뒷전인 채 말꼬리 잡기식 구태의연한 논쟁도 계속되고 있다. 정책 제안이라는 것도 실상은 포퓰리즘 경쟁이 태반이다. 이런 질 낮은 정치를 방치하면 민주주의를 퇴행시킬 뿐이다. 공보물이라도 제대로 보는 노력은 그래서 더 필요하다. 집권 여당에 국정의 책임의식이 있는지, 야당은 수권 의지와 역량을 가졌는지 유권자가 판단해야 한다. 이번 주말, 우리가 투자하는 시간에 나라의 앞날이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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