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에서 맞붙는 두 잠룡의 행보가 엇갈리고 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서울 밖을 벗어나 지원유세를 펼치는 등 상대적으로 '여유'를 보이는 반면, 황교안 미래통합당 후보는 종로에 '올인'하고 있다. 여론조사 공표가 금지된 지난 9일전 여론조사들에서 많게는 30%포인트 넘게 이 후보가 황 후보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선거운동 양상에도 차이가 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후보는 10일 충청 지역을 찾았다. 이 후보는 대전시당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과 더불어시민당의 합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우리는 두개의 전쟁을 동시에 치르고 있다"며 "코로나19와 싸우는 동시에 경제·사회적 충격도 완화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치 싸움을 벌일 겨를이 없다"며 "생각이 다르고 밉더라도 지혜와 힘을 모아 이겨내야 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지역 공약도 내세웠다. 그는 "민주당은 대전이 바이오메디컬 산업의 중심기지로 발전하도록 돕겠다"며 "바이오메디컬 특구를 내실화하고 유전자 의약산업 진흥센터와 바이러스연구소, 대전 의료원 설립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이 후보는 황운하(대전 중구), 박완주(충남 천안을), 박수현(충북 공주·부여·청양)등 이 지역 출마자들과 지원유세를 펼쳤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충청을 찾은 것이나 '정쟁중단' 등의 메시지를 내는 것에서 여유있는 모습이 읽힌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이 후보는 지난 8일에는 PK(부산·경남), 이날은 충청을 찾는 등 종로 밖 선거운동에도 열중하고 있다.
반면 황 후보는 종로에 '올인'하는 모습이다.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이후 서울 밖을 벗어나지 않고 있다. 황 후보는 이날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종로 선거는 단순히 지역구 의원 한 명을 뽑는 선거가 아니다"며 "보다 큰 의미를 지닌 선거이기에 제 모든 것을 걸고 선거전에 뛰어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대로 가면 거대 여당을 견제할 힘이 부족하다"며 "통합당을 위해서가 아니라 나라를 위해 국민 여러분께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열세를 보이는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황 후보는 "여론 조사기관의 공정하지 못하고 바르지 못한 결과에 대해 국민이 흔들리지 않으리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을 마친 황 후보는 신발을 벗고 10초 정도 큰절을 하기도 했다.
통합당 관계자는 "여론조사 결과가 뒤쳐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선거를 직접 뛰며 느껴지는 실제 종로의 분위기는 많이 다르다. 반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