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금리 여력이 아직 남아 상황에 맞춰 정책 대응을 하겠다고 했다. 금융시장이 급변하면 특수목적법인(SPC)를 설립해 회사채 시장을 안정화 할 수 있다고도 설명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9일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기자간담회를 열어 "선진국이 금리를 어떻게 결정하느냐에 따라 실효 하한(금리가 효과를 발휘하는 한계선)은 내려갈 수 있다"며 "금리를 내려 정책 여력은 줄었지만 실효 하한은 가변적이기 때문에 금리 여력은 남아 있다"고 했다.
한은은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금리를 0.50%포인트 내려 사상 최저 수준인 연 0.75%로 결정한 뒤 이날에는 금리를 동결했다.
그는 금융시장 상황이 급변할 경우 특수목적법인을 설립해 회사채, 기업어음(CP) 시장을 안정화할 수 있다고도 밝혔다.
이 총재는 "현재 금융시장이 악화할 것을 대비해 채권시장안정펀드 가동, 한은의 전액공급방식의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 등이 가동되고 있다"며 "이 결과로 회사채 시장이 비교적 안정되는 등 불안이 진정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하지만 앞으로의 코로나19 전개에 따라 국제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 이에 따른 국내 시장도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며 "이를 대비해 비은행금융기관(증권사 등)을 통한 특별대출 방식을 통해 신용시장 지원 방안을 정부와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미국 중앙은행(Fed)과 같이 정부의 신용보강을 통해 시장 안정에 대처하는 것이 효과적이기는 하다"면서도 "이 같은 방안이 구체적으로 논의되거나 마련되고 있느냐는 것에는 현 시점에서 밝히기 어렵다"고 부연했다.
또 올해 국내 경제가 1%대 성장률 달성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한은은 지난 2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로 2.1%를 제시했다.
이 총재는 "국내 경제성장률이 올해 플러스(+)일 것으로 예상하지만 1%대 달성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전제에 따라 다르겠지만 일부 경제기관들은 역성장 전망도 내놓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하반기에는 경제활동이 점차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정도에 따라 상황이 더 나빠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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