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국내 소비와 투자, 수출 부문이 모두 부진하다며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기존 전망치(2.1%)를 크게 밑돌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은은 9일 '최근의 국내외 경제 동향'을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영향으로 성장세가 크게 둔화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은에 따르면 민간소비는 감소하고 설비투자의 회복도 지연되고 있다. 소비를 의미하는 소매판매는 2월 기준으로 전월대비 6.0% 감소했다. 설비투자는 운송장비가 크게 줄어 4.8% 감소했다.
연초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던 수출은 코로나19 사태의 직격탄을 맞았다. 3월중 수출(469억달러, 통관기준)은 석유제품·기계류를 중심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2% 감소했다.
2월중 경상수지는 64억1000만달러를 기록해 전년동월(38억5000만달러)에 비해 흑자규모가 확대됐다.
생산 부문별로는 제조업과 서비스업 생산이 모두 줄었다. 2월중 제조업 생산은 반도체 부문이 증가했으나 자동차, 기계장비 등이 줄면서 전월대비 4.1% 감소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숙박·음식점, 운수·창고 등이 줄면서 전월대비 3.5% 줄었다.
2월중 취업자수는 전년동월대비 49만2000명 늘어 전월(56만8000명)보다 증가규모가 축소됐다. 전월대비(계절조정)로는 1만9000명 증가했다. 실업률(계절조정)은 3.3%를 기록해 전월(4.0%)대비 하락했다.
3월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동월대비)은 1.0%로 전월(1.1%)에 비해 소폭 하락했다. 같은기간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수도권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0.8% 올랐다.
한은은 "올해 성장률은 2월 전망치 2.1%를 크게 밑돌 것"이라며 "향후 성장흐름은 코로나19의 전개 양상에 크게 좌우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주요국의 적극적인 경기대응정책과 중국경제의 빠른 정상화가 긍정적이지만, 코로나19 사태 장기화 및 반도체경기 회복 지연 등이 위험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판단에서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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