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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항공 마일리지 적립 카드 '실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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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 회사들이 ‘킬러 콘텐츠’로 내놓던 여행·항공 제휴 신상품 카드가 자취를 감췄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세계 각국이 잇달아 입국금지 조치를 내리면서 여행산업이 극도로 위축됐기 때문이다. 여행·항공카드 마케팅에 돈을 쓰더라도 흥행이 쉽지 않다는 판단이다.


빛바랜 마일리지 카드

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 등은 여행·항공 관련 제휴카드의 신규 출시 계획을 미루거나 취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여행 관련 상품 출시를 미루는 추세”라며 “새로 나온 항공 마일리지 카드는 우리카드가 지난 2월 초 출시한 ‘카드의정석 마일리지 아시아나 클럽카드’가 마지막”이라고 말했다.

KB국민카드는 1분기 여행 전문 스타트업인 트립비토즈와 함께 해외여행 특화 플랫폼인 ‘TTBB’를 내놓기로 한 계획을 무기한 연기했다. TTBB는 여행 상품을 확인하고 카드로 예약도 할 수 있는 여행 플랫폼이다. 지금 새 플랫폼을 내놔도 이용자가 적을 것으로 판단하고, 기능을 강화해 코로나19 사태 이후 출시하기로 했다.

항공 마일리지 카드 시장의 판도를 바꿀 것으로 기대를 모은 ‘대한항공 PLCC(상업자표시신용카드)’도 출시 시점이 2분기로 늦춰졌다. 대한항공은 현대카드와 지난해 12월 PLCC 파트너십 계약을 맺으면서 “소비자에게 파격적인 마일리지 혜택을 줄 것”이라고 공언했다. PLCC는 카드사 대신 제휴를 맺은 기업 이름을 내세운 신용카드를 말한다.

마일리지를 제공하는 신용카드는 그동안 카드사의 핵심 카드로 인기를 끌었다. 카드사가 항공사에서 마일리지를 먼저 구매하고, 카드 사용액에 비례해 소비자에게 마일리지를 지급하는 방식이다.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서 카드사 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2월 전국 공항 국제선 여객량은 398만9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절반 수준(46.6%)으로 줄었다.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해지면서 해외여행을 자제하자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한국인의 입국을 금지하거나 입국 절차를 강화한 국가가 181개국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카드사가 항공사로부터 받지 못한 결제액 미수금도 6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신용카드 출시 속속 미뤄

신용카드 전문사이트 카드고릴라가 내놓은 1분기 인기 카드 20종 가운데 항공 마일리지 카드는 삼성 마일리지 플래티넘(10위), KB국민 탄탄대로 비즈 티타늄카드(11위) 등 2종에 불과했다. 스카이패스 더드림 롯데카드, 아시아나 신한카드 에어 1.5 등 7개 항공 마일리지 카드는 순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항공·여행과 관련되지 않은 새 상품 출시 일정도 코로나19 사태로 지연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달 내놓을 예정이던 제휴 신용카드 출시 날짜를 한 달 이상 미뤘다. 카카오뱅크는 신한카드와 삼성카드, KB국민카드, 씨티은행 등 기존 카드회사와 제휴하는 방식으로 4종 이상의 신용카드를 선보일 계획이었다. 하지만 카드사들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재택근무를 도입하면서 개발에 차질이 빚어졌고, 실물 경기가 침체되고 있다는 점도 감안해 일정을 연기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상품 개발은 사실상 완료됐고, 상반기에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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