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우(김희애) 없는 내 인생은 상상할 수도 없다. 다경(한소희)이와 있으면 내가 살아있는 것 같다. 창작자로서 영감이 떠오른다. 애틋하고 소중하고 사랑해. 당연히 선우도 사랑한다. 사람 마음이라는게 하나가 아니다. 결혼했다고 사랑하는 감정이 차단되는게 아니다. 두 사람을 사랑하는 색깔이 다른데 내가 미치겠는 건 두 사람을 동시에 사랑한다는거다."
"내 아들, 내 집, 내 인생 뭐가 됐든 내 것 중에 그 어떤 것도 손해볼 수 없다. 이태오(박해준) 그 자식만 내 인생에서 깨끗이 도려낼 것"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드라마 '부부의 세계'에서 김희애는 남편의 외도가 단지 '배설'을 위한 짧은 만남이 아닌 2년 이상 지속된 관계라는 말을 들은 순간 멍해진다.
이혼에 대한 결심이 선 후 찾아간 이혼 전문 법률 회사. 이때 이혼 전문 변호사는 "남편이 이혼 준비를 모르게 하면서 철저하게 남편의 증거를 모으라"는 팁을 줬다.
이 과정에서 김희애는 박해준이 자신 모르게 집 담보로 3년 전에 큰 돈을 빌린 사실과 아이 이름으로 된 변액 보험까지 약관 대출을 받아 내연녀에게 선물을 사준 사실을 알고 분노한다.
시청자들의 혈압상승을 유발하는 '부부의 세계' 부부관계는 단지 드라마 속의 스토리만은 아니다.
이혼전문 변호사 또한 "실제 이혼법정에서 벌어지는 일은 드라마보다 더욱 드라마틱하다"고 말한다.
이인철 변호사는 "평생을 행복하게 잘 살 것 같던 결혼 생활도 여러 가지 이유로 파탄이 되고 이혼을 생각하게 되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당황하게 된다"면서 "감정적으로 대응하면 낭패를 보게 되므로 침착하게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혼전문 변호사에게 이혼사건에서 저지르기 쉬운 실수들을 들어봤다.
물론 이혼이라는 극단적 결말에 이르지 않는다면 가장 좋겠지만 주위에는 감정적인 대처로 일을 그르치고 후회하는 돌싱남녀가 꽤 많다.
◆ 증거확보를 소홀히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증거 확보다. 배우자가 잘못한 것을 부부나 세상 사람들 전부 알고 있어도 판사가 알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게 된다. 하늘이 알고 땅이 알아도 판사가 모르면 재판에서 억울한 점을 인정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진단서, 사진, 녹음, 카톡, 문자, 블랙박스, 각서, 증인진술서, 자녀 진술서 등이 증거가 될 수 있다.
◆ 아이 양육권은 재판을 통해 얻는다?
우리나라에서는 서로 자녀를 키우려고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럼 누가 자녀에 대한 친권, 양육권을 갖게 될까? 여러 가지 기준이 있지만 가장 중요한 점은 바로 재판 당시 자녀를 데리고 있는 사람이 유리하다는 것이다. 즉, 이혼재판전에는 대부분 별거를 하게 되는데 이때 자녀를 실제로 키우고 있는 사람이 친권, 양육권자가 될 가능성이 아주 높다. 간혹 아이를 재판직전에 탈취하는 파렴치한 사람이 있는데 그 경우에도 그 사람이 자녀에 대한 친권 양육권자로 지정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소위 ‘현상유지의 법칙’ 이라는 것이 있는데 법원에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현재 상태를 변경하기 보다는 현재 상태를 유지하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자녀를 키우려면 반드시 재판당시에 아이를 잘 데리고 있어야 한다.
◆ 위자료 보다는 재산분할
이혼재판에서는 상대방의 잘못을 아주 치열하게 주장하고 위자료를 많이 받으려고 하는데 실제로 위자료는 실무에서는 1천만원에서 3천만원 정도로 인정되고 그 이상으로 나오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러므로 진흙탕 싸움을 하는 것은 그리 큰 실익은 없고 서로에게 상처만 주는 소모적인 감정싸움은 지양하는 것이 좋다.
위자료보다는 오히려 재산분할을 잘 준비해야 한다. 재산분할은 혼인 이후 형성, 증가, 유지된 재산에 대하여 기여도에 따라서 분할이 되고 가정주부의 경우에는 40-50%정도의 기여도를 인정받을 수 있다. 그런데 혼인전의 재산이나 부모님에게 받은 재산에 대하여 다툼이 많은데 이는 특유재산으로 예전에는 재산분할의 대상이 되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혼인기간이 어느 정도 지나고 재산가액이 증가되거나 유지된 경우에는 일정부분 재산분할이 되고 있다.
재산분할을 피하기 위해 재산을 은닉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미리 가압류나 가처분으로 저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 아름다운 이별
우리나라의 이혼재판은 세계에서 가장 치열한 진흙탕 싸움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선진국의 파탄주의와 달리 유일하게 유책주의를 고수하기 때문에 배우자의 잘못을 치열하게 주장하고 증거를 제출하여 배우자를 아주 나쁜 사람으로 만들어 버린다. 선진국은 이혼하면 친구같이 지내는 경우가 많지만 우리는 이혼하면 원수처럼 헤어지는 것이 이런 이유다. 이는 우리나라 이혼법의 가장 큰 부작용으로 반드시 시정되어야 한다.
이 변호사는 "이혼을 하더라도 한때 사랑했던 사람이고 자녀의 엄마, 아빠이므로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고 받는 것은 본인들에게는 물론이고 자녀들에게도 큰 상처를 줄 수 있다"면서 "과거의 상처를 극복하고 서로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지키면서 자녀를 위한 동반자로 관계정립을 하는 정리하고 치유하는 과정이 이혼재판의 과정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조언했다.
도움말=이인철 법무법인리 대표변호사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