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골프 문화까지 바꿨다. 감염 확산 우려에 고무래가 사라지는 골프장이 늘고 있고, 깃대는 항상 홀에 꽂혀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변화는 홀 형태의 변화다. 이른바 ‘돌출형 홀’(사진)이다. 덕분에 홀을 맞히기만 해도 ‘홀인’이 된 것으로 간주하게 됐다.이 와중에 미국 골프닷컴이 최근 흥미로운 ‘가정’을 제시했다. 돌출형 홀에 공을 맞혀도 ‘홀인’으로 인정되는 상황에서 ‘홀인원’ 역시 똑같이 새 규칙을 적용해도 되냐는 것. 퍼트로 공을 넣는 일반적인 상황과 달리 홀인원은 수많은 변수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빠른 속도로 낙하하는 골프공이 홀에 한 번에 들어가기가 그만큼 어렵다는 것이다. TV에 나오는 수많은 ‘홀인원 샷’의 경우 대부분 떨어진 뒤 굴러가 들어간다. ‘덩크 슛’과 같은 홀인원은 찾아보기 힘들다.
이 매체는 “로켓의 속도로 날아오는 골프공이 바로 홀로 향한다면 그 공이 부드럽게 홀 안으로 떨어지는 가능성은 매우 적을 것이다. 홀인원으로 연결되지 않을 확률이 높다”며 “(홀인원으로 인정받기 위해선) 공이 얼마나 빨리 날아갔는지, 홀 중앙으로 향했는지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당신이 ‘에티켓’을 중시하는 사람이라면 돌출형 홀에 공을 맞혀 기록한 홀인원을 자랑스럽게 이야기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돌출형 홀은 R&A 권고와 규정에도 부합해 대회 주최 측의 의사에 따라 ‘로컬 룰’로도 적용할 수 있는 상황. 만약 국내 공식 대회에서 이 같은 상황이 일어나면 어떻게 될까. 대한골프협회 관계자는 “규칙이 아니라 일시적인 ‘권고’인 만큼 실제로 이를 적용할지 여부는 각국 골프협회나 대회 주최 측이 결정한다. 하지만 해당 대회 스코어도 대한골프협회의 공식 점수로 인정하기 힘든 부분이 있다”고 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