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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우려되는 '공공 배달앱' 발상…제로페이 실패서 교훈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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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시장 점유율 1위 앱 ‘배달의민족’(배민)이 수수료 체계를 정액제에서 정률제(매출의 5.8%)로 개편한 것을 두고 ‘과도한 인상’이라며 관련 업계가 반발하는 가운데 공공 배달앱을 만들자는 논의가 정치권에서 나오고 있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독과점의 횡포”라며 공공 배달앱을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공정거래위원회 제소, 특별법 제정과 함께 무료 배달앱 개발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배민의 수수료 개편은 코로나 사태 와중에 단행됐다는 점에서 비판을 불러오고 있다. 음식점 52%가 수수료 부담이 줄어든다는 게 배민의 설명이지만 소규모 식당을 제외하면 대부분 부담이 는다는 게 외식업계의 주장이다. 독과점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수수료 개편이 이뤄진 점도 여론이 악화된 이유 중 하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공 배달앱을 만들자는 주장이 옳은지는 의문이다. 기업 활동에서 위법·부당한 부분이 있다고 그때마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민간영역에 뛰어든다면 시장은 그만큼 위축되고 효율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서울시의 제로페이만 봐도 그렇다. 카드 수수료 부담을 덜어주겠다며 시작했지만 14개월간 누적 결제액은 1003억원(전체 결제시장 비중 0.01%)에 불과하다. 불편한 결제시스템, 부족한 소비자 혜택, 민간시장 포화 등 일찌감치 부진이 예고됐지만 밀어붙인 결과다.

배민이 독과점적 지위를 남용했다면 공정거래법이나 기타 법령에 따른 제재나 처벌을 하면 된다. 다수 업체의 시장 진입을 유도해 경쟁을 촉진하는 것도 독과점 폐해를 줄이는 방법 중 하나다. 공공부문은 공공재처럼 시장이 자체적으로 공급할 수 없는 부문에 한해 제한적으로 개입해야 한다. 제로페이의 실패를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공공 배달앱에 대해 “정부가 과연 여기까지 해야 하는지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한 것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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