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비규제지역의 부동산시장이 활기를 보이고 있다. 대출과 청약에서 규제를 받지 않고, 아파트값이 상대적으로 낮다 보니 수요자가 몰리고 있다. 거래량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 분양되는 아파트마다 높은 청약 경쟁률을 나타내고 있다.
서울 부동산시장은 지난해 발표된 ‘12·16대책’으로 거래가 위축됐다. 경기도의 주요 도시는 ‘2·20대책’으로 조정대상지역에 포함되면서 가격 상승세가 주춤해졌다. 더구나 지난달부터 전국에서 6억원 이상,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에서 3억원 이상의 주택을 구매하면 자금조달계획서를 제출해야 하는 부담도 늘어났다. 하지만 수도권 비규제지역에서 6억원 이하 주택을 사는 경우 이런 규제를 피할 수 있다.
○민간택지 전매제한 6개월부동산114가 국토교통부 아파트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 1분기 수도권(서울·인천·경기) 아파트 매매 거래 건수는 총 9만8047건으로 조사됐다. 1분기 기준으로는 집계가 시작된 2006년 이래 최대 수준이다. 이 중 경기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6만3977건으로 지난해 4분기보다 6.8% 늘었다. 지역별로는 △수원(7902건) △용인(7319건) △화성(5662건) △고양(4456건) △남양주(3743건) △안산(3549건) △부천(3252건) △시흥(3122건) 등의 순이었다. 이 중 조정지역을 제외하면 ‘안시성’으로 불리는 안산, 시흥, 화성 등이 남는다.
이들 비규제지역은 청약에서도 인기다. 공공택지라면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 비교적 낮은 가격에 내 집 마련이 가능하다. 규제지역에 비해 청약 조건도 까다롭지 않다. 민간택지는 전매제한이 6개월에 불과해 분양권 매매를 통한 차익 실현도 가능하다.
한국감정원 청약홈에 따르면 영무건설이 경기 시흥시 장현지구 B9블록에 짓는 ‘시흥장현 영무예다음’의 1순위 청약에서 434가구 모집에 2만1766명이 몰렸다. 평균 경쟁률이 50.2 대 1을 기록했다. 시흥에서 나온 청약 경쟁률 중 역대 최고치다. 비규제지역의 공공택지이고 전매제한은 3년이었다. 그럼에도 2025년 개통 예정인 월곶~판교선에 대한 기대로 수요자가 몰렸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5월 같은 장현지구에 분양한 ‘시흥장현 동원로얄듀크’는 1순위 청약에서 314가구 모집에 370명만 신청하는 등 부진을 보였다. 1년도 지나지 않아 비규제지역이라는 장점이 효력을 발휘한 셈이다. 이달 시흥에서는 호반건설이 정왕동 시화멀티테크노밸리 2블록에서 ‘호반써밋 더퍼스트 시흥’(가칭)을 분양할 예정이다. 전용면적 59~84㎡ 578가구로 구성됐다.
○의정부, 평택, 양주서도 잇단 분양안산시 역시 비규제지역이다. 대우건설은 단원구 원곡동 일대에서 원곡연립1단지를 재건축하는 ‘안산 푸르지오 브리파크’를 분양 중이다. 총 1714가구 중 전용 49~84㎡ 588가구를 일반분양한다. 6일 특별공급을 받고 7일 1순위, 8일 2순위를 접수할 예정이다. 당첨자 발표일로부터 6개월 뒤면 분양권 전매가 가능하다. 주택 보유 수에 관계없이 청약통장 가입기간이 12개월 이상이면 1순위를 신청할 수 있다.
화성은 동탄2신도시를 제외하면 비규제지역이다. 청약통장 가입기간이 12개월 이상이면 1순위가 되고, 전매제한도 6개월이다. GS건설은 이달 화성시 반월동 17 일대에서 ‘신동탄포레자이’를 분양한다. 전용 59~84㎡ 1297가구 규모 대단지다.
비규제지역인 의정부시에서는 롯데건설이 상반기 가능1구역에서 ‘의정부 롯데캐슬 골드포레’를 내놓는다. 총 466가구 중 326가구가 일반분양 대상이다. 제일건설은 평택 고덕신도시 A41블록에서 ‘고덕신도시 제일풍경채 2차 에듀’(877가구)를 공급한다. 제일건설은 양주시 옥정신도시 A10-12블록에 조성하는 ‘양주 옥정지구 제일풍경채’(2474가구)도 선보인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