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여 만에 다시 한 회사로 합병하기로 한 인터파크와 인터파크홀딩스가 2일 나란히 상한가로 뛰어올랐다. 지주회사체제를 포기하고 본업인 전자상거래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란 기대가 주가를 힘껏 밀어 올렸다.
인터파크는 이날 코스닥시장에서 가격 제한폭까지 오르며 4110원에 장을 마감했다. 모회사인 인터파크홀딩스도 29.81% 치솟은 1720원에 거래를 마쳤다. 두 회사 모두 지난달 23일 저점을 찍은 뒤 8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반등세로 돌아섰다.
지배구조 개편으로 사업 경쟁력이 강화될 것이란 기대가 매수세를 불렀다. 인터파크홀딩스는 전날 이사회를 열어 인터파크를 흡수합병하기로 했다. 두 회사 간 합병비율은 1 대 2.46으로 결정됐다. 합병 예정일은 오는 7월 1일이다. 2006년 말 지주회사체제로 전환하기 위해 분할한 뒤 13년7개월 만에 다시 한몸으로 돌아간다.
새 통합법인인 인터파크는 이번 합병을 통해 자산 1조7000억원, 연매출 3조4000억원 수준으로 몸집을 키울 전망이다. 이 회사는 지주회사에 붙는 각종 규제에서 벗어나 전자상거래사업 투자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지주회사는 부채비율을 200% 이하로 유지하고 자회사 지분도 일정 수준(상장사 20%, 비상장사 40%) 이상 보유해야 하는 등 여러 가지 규제를 적용받는다.
인터파크 관계자는 “각종 규제에 막혀 신사업 진출이 어려운 상황을 고려해 지주회사체제에서 벗어나기로 결정했다”며 “합병을 통해 투자 재원을 확보하고 인적·물적 자원도 효율적으로 활용해 전자상거래사업을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파크가 지주회사체제를 포기하면서 기업들의 지주회사 전환 움직임이 갈수록 활기를 잃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각종 규제뿐만 아니라 세제 혜택마저 크게 줄어들면서 지주회사의 매력이 떨어지고 있어서다.
정부는 주주가 사업회사 주식을 지주회사에 현물출자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양도차익에 대한 과세특례를 2022년부터 중단하기로 했다. 2년 뒤부터는 인적분할 이후 현물출자 방식의 유상증자를 통해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기업의 주주는 이 과정에서 얻은 차익에 대한 세금을 4년 동안 거치한 뒤 3년간 분할 납부해야 한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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