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줄기세포치료제 기업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코로나19의 주요 증상으로 알려진 사이토카인 폭풍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는 기대가 크지만 안전성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파미셀은 자사의 줄기세포치료제 ‘셀그램-AKI’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치료 목적 사용승인을 받았다고 30일 밝혔다. 신청한 지 약 3주 만이다.
치료 목적 사용승인은 의료진의 판단 아래 기존 의약품으로 치료가 힘든 환자에게 아직 허가되지 않은 약물을 투여할 수 있게 하는 제도다. 줄기세포치료제가 코로나19의 치료 목적 사용승인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파미셀은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등에서 코로나19 환자들에게 셀그램-AKI를 투여할 계획이다.
동종 중간엽 줄기세포를 배양해 제조한 셀그램-AKI는 원래 급성 신장 손상을 막기 위한 약물로 개발됐다. 그러나 세포 재생, 면역 조절 등 전신에 강력한 항염증 효과를 일으키기 때문에 코로나19 치료에 적용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파미셀 관계자는 “셀그램-AKI는 동종 줄기세포치료제이기 때문에 처방 후 신속히 환자에게 투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SCM생명과학, 안트로젠, 강스템바이오텍 등도 식약처에 치료 목적 사용승인을 신청했다. SCM생명과학은 급성췌장염 치료제로 개발 중인 ‘SCM-AGH’가 사이토카인 폭풍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사용하는 줄기세포는 회사마다 다르다. SCM생명과학과 파미셀은 골수줄기세포, 안트로젠은 지방줄기세포, 강스템바이오텍은 제대혈줄기세포를 이용한다.
줄기세포치료제로 폐질환 치료제 허가를 받은 제품은 세계적으로 아직 없다. 일각에서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미국폐학회는 “세계적으로 폐질환을 대상으로 한 줄기세포치료제의 정식 임상은 적은 수만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병건 SCM생명과학 대표는 “줄기세포치료제가 급성호흡곤란증후군(ARDS) 등 폐질환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는 많이 보고돼 있다”며 “이식편대숙주병 등 다른 질병 임상에서 후보물질의 안전성은 입증됐다”고 했다. 약물을 어떤 주기로 환자에게 투여하느냐도 중요한 요소다. 그는 “줄기세포 임상 경험이 풍부할수록 약물의 적정량을 잘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임유 기자 free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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