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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건보공단 '특별사법경찰권'이 필요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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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신속한 검사와 부담 없는 진료를 뒷받침하는 건강보험제도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 국민은 건강을 위협하는 코로나19 사태 같은 상황이 닥치더라도 비용 걱정 없이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건강보험이 뒷받침되고 지속 가능하기를 바라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건강보험의 안정적인 운영이 전제돼야 한다. 그런데 건강보험 재정 지출은 보장성 강화와 노인 인구 증가로 계속해서 늘어날 전망이다. 건강보험 재정에 대한 꼼꼼한 관리가 요구되는 이유다. 건강보험 재정의 누수 원인 중 하나는 소위 ‘사무장 병원’이라고 하는, 의료법상 자격 없는 일반인이 의사 또는 법인 명의를 빌려 운영하는 불법 개설 의료기관에 의한 문제다. 사무장 병원은 진료의 질보다 이익을 우선시하기 때문에 국민의 안전, 생명과 건강을 심각하게 저해할 수 있다. 이들 사무장 병원으로 인한 건강보험 피해액은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3조1863억원에 이르고, 지난해에만 9936억원으로 해마다 증가 추세라고 한다.

사무장 병원 같은 불법 행위로 인한 재정 누수 규모가 커질수록 국민의 부담은 늘어날 게 뻔하다. 국민 건강을 책임지는 건강보험의 안정적인 운영과 국민의 부담 완화를 위해서라도 사무장 병원은 반드시 퇴출돼야 한다. 사무장 병원에 대한 적극적인 관리와 단속이 필수적이며, 이를 위해서는 공단 특별사법경찰권 도입이 필요하다. 공단에 특별사법경찰권이 도입되면 현재 시행하는 행정조사와 연계해 평균 11개월이 소요되는 사무장 병원 수사기간을 3개월로 단축할 수 있고, 신속한 지급 중단을 통해 연간 1000억원 이상의 재정 지출을 차단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공단에 특별사법경찰권을 도입하기 위한 사법경찰직무법 개정 법안은 일부 의료단체의 반대와 여야 간 의견 불일치로 법제사법위원회에 잠들어 있다. 의료계에서 우려하는 수사권 오·남용과 관련해 공단은 의료법과 약사법상의 불법 개설 범죄에 한정해서 권한을 부여받는 것이어서 다른 범죄에 대해서는 수사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더불어 수사 진행의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보건복지부·공단·의료계 등이 참여하는 수사심의위원회도 안전장치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한다.

지난해 공단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시행한 대국민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공단에 해당 권한을 부여하는 법안에 응답자의 81.3%가 찬성해 국민의 지지 여론도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0대 국회는 얼마 남지 않은 임기 내에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서라도 사무장 병원이라는 바이러스를 없앨 수 있는 ‘공단 특사경 백신’을 국민에게 처방하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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