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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위기' 두산중공업에 1조 수혈…급한 불만 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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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이 유동성 위기를 겪는 두산중공업에 긴급 운영자금을 최대 1조원 지원하기로 했다.

산은 수은 등 채권단은 두산중공업 경영 정상화와 시장 안정을 위해 이처럼 결정했다고 27일 발표했다. 두산중공업 대주주인 (주)두산은 두산중공업 주식과 부동산(두산타워) 신탁수익권 등을 담보로 제공한다. 최대현 산은 부행장은 “대주주 등의 철저한 고통 분담과 책임 이행, 자구노력을 전제로 지원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두산중공업은 신속하게 경영진단을 받고 재무구조 개선 및 경영 정상화 방안을 수립해 실행할 계획이다. 이미 회계법인 실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중공업은 이번 지원으로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차입금 4조2000억원 가운데 일부를 갚을 수 있게 됐다. 나머지 3조원은 만기 연장, 유상증자 등을 통해 해결한다는 방침이다. 산은은 “두산그룹의 책임 있는 자구노력 등을 보면서 추가 자금 지원 여부를 검토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hr style="display:block !important; margin:25px 0; border:1px solid #c3c3c3" />1조 수혈했지만…脫원전 쇼크에 구조조정 내몰린 '두산重의 눈물'
산은·수은, 先지원 後실사…내달 말 자율협약 결정


유동성 위기에 직면한 두산중공업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1조원 지원으로 급한 불을 끌 수 있게 됐다. 전체 차입금 4조9000억원 중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차입금은 4조2000억원. 이 가운데 당장 갚아야 하는 돈은 1조2000억원이다.

올해 상환해야 하는 나머지 3조원가량은 두산중공업이 유상증자와 만기 연장 등으로 해결한다는 방침이다. 두산중공업은 곧바로 자구안 마련을 위한 실사에 들어갔다. 뼈를 깎는 자구안을 내놔야 채권단의 추가 자금 지원 등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산은과 수은이 절반씩 분담

산은과 수은은 1조원을 한도대출 방식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당장 1조원을 두산중공업에 주는 것이 아니라 1조원까지 빌릴 수 있도록 일종의 ‘마이너스 통장’을 열어둔다는 뜻이다. 두 은행이 절반씩 부담한다. 우리은행이 추가로 여신지원을 할 수 있을지를 검토 중이다. 두산과 두산중공업 등이 제공하는 담보는 부동산(두산타워)을 비롯해 두산솔루스, 두산퓨얼셀 등 계열사 주식이다.

채권단은 회계법인을 통해 두산중공업 정밀실사에도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오는 4월 실사가 끝나면 4월 말께 채권단 자율협약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채권단 관리에 들어가면 채무상환이 유예되고 추가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어 경영정상화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신용등급 하락 시 즉시 갚아야 하는 대출도 상환을 미룰 수 있다.

“자본시장·에너지산업 고려한 결정”

채권단은 이날 지원안을 담은 발표 자료에서 두산중공업 지원 이유를 설명하는 데 상당 부분을 할애했다. 특정 기업 살리기라는 해석을 의식했기 때문이다. 최대현 산은 부행장도 이날 오후 온라인으로 진행된 간담회에서 “수직계열화된 두산그룹이 중공업 때문에 전체 주가에 영향을 받고 있다”며 “(자본)시장 안정을 위한 지원도 필요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원자력발전소와 화력발전소 중 70% 이상을 두산중공업이 시공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채권단이 두산 전 계열사의 고통 분담 원칙을 강조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두산이 자금 지원 담보로 내놓은 계열사 주식도 두산의 오너 일가 30여 명이 갖고 있던 것이다. 최 부행장은 “이번 지원은 이해당사자 고통 분담 원칙이 전제돼야 할 것”이라며 “계열사와 대주주가 먼저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하고, 모회사인 두산과 임직원, 채권은행이 형평성 있게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산중공업, 해외 수주·유상증자 나서

두산중공업은 자금난 해소를 위한 방안 마련에 나섰다. 올 상반기에 중동에서 담수플랜트 사업, 동남아시아에서 발전소 사업을 각각 수주할 예정이다. 회사 측은 수주 규모를 2조원가량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완전자회사로 편입한 두산건설을 매각하기 위해 투자설명서 등도 배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상증자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두산중공업은 30일 주주총회를 열고 자본금 한도를 2조원에서 10조원으로 늘리는 안건을 처리한다. 유상증자로 가기 위한 길을 텄다는 분석이다.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한도도 확대한다.

하지만 강도 높은 구조조정은 불가피하다. 최악의 경우 법정관리나 매각 절차를 밟을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부터 채권단 관리 기준이 엄격해진 것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금융당국이 ‘기업신용위험 상시평가 운영협약’을 의결하면서 작년 8월부터 채권단 관리에 들어간 기업이어도 3년 내 경영정상화에 실패하면 주채권은행의 경영평가를 받게 된다.

두산중공업은 전 세계 발전 수주가 줄어드는 데다 정부의 탈원전·석탄 정책이 맞물리면서 위기를 맞았다. 지난 2년간 이 회사의 당기순손실은 1조원이 넘었다. 고정비를 줄이기 위해 지난달 2600여 명을 대상으로 명예퇴직 신청을 받았지만 신청자가 500명에 그치자 이달 들어 휴업을 검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두산중공업이 안정된 경영정상화 기반을 다지기 위해선 정부의 탈원전 정책의 전환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보고 있다. 두산중공업 유동성 위기의 가장 큰 원인이 정부의 탈원전·석탄 정책으로 인한 신한울 3·4호기 등 신규 원전 6기와 석탄화력발전소 사업의 전면 폐지에 있다는 지적이다. 수주 금액만 10조원에 달하는 이들 사업이 백지화되면서 두산중공업은 이미 투자된 자금과 유지비 등을 떠안아 수조원가량의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박신영/이수빈/이상은 기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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