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오는 6월말까지 시장의 유동성 수요 전액을 제한없이 공급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금융시장 안정을 도모하고 100조원 이상의 자금이 투입되는 정부의 '민생·금융안정 패키지 프로그램'에 충분한 자금이 투입되도록 하기 위해서다.
26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오전 회의를 열어 환매조건부채권(RP) 무제한 매입과 공개시장운영 대상기관·대상증권 확대를 골자로 하는 '한국은행의 공개시장운영규정과 금융기관대출규정' 개정안을 의결했다.
한은은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을 해소하고 실물경제 악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금융회사에 유동성을 무제한 공급하기로 했다"며 "7월 이후에는 입찰 결과 및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연장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은이 전액 공급 방식의 유동성 지원에 나선 것은 사상 처음이다. 과거 1998년 외환위기나 2008년 금융위기 때도 실시된 적이 없다.
이에 따라 한은은 내달부터 3개월 간 매주 1회, 한도 없는 전액공급방식의 RP 매입을 통해 시장의 유동성 수요 전액을 제한없이 공급한다. 금리는 기준금리(0.75%)에 0.1%포인트(p)를 가산한 0.85%를 상한선으로 설정하고, 입찰시마다 모집금리를 공고하게 된다.
7월 이후에는 그동안 입찰결과, 시장상황 등을 고려해 이번 조치의 연장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또 한은은 공개시장운영 대상기관에 증권회사 11곳(신한금융투자, 현대차증권, KB증권, 하이투자증권, 키움증권, 한국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 교보증권, 대신증권, DB투자증권, 메리츠종금증권)을 추가한다.
현행 5개사(한국증권금융,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 신영증권, NH투자증권)에서 16개사로 확대한 것이다. 대상증권도 8개 공공기관 특수채(한국전력공사, 한국도로공사, 한국가스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 한국철도공사, 한국철도시설공단, 한국수자원공사,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 발행하는 채권)로 확대했다.
당초 공개시장운영 대상기관은 기존 17개 은행, 5개 증권회사로 한정돼 있었으나 이번에 통화안정증권 및 증권단순매매 대상 7개 증권사와 국고채전문딜러 4개 증권사를 추가했다.
아울러 RP매매 대상증권에 8개 공공기관 특수채를 추가하고, 대출 적격담보증권에도 이들 공공기관 특수채와 은행채를 추가했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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