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엄 못 잡으면 10년 내 사라질 한국 기업 많다.” 이런 경고 신호에도 불구하고 사람은 변하기 어렵다. 사람들은 모두 자기는 다르다고 한다. 하지만 자신의 시대가 지나고 나면 변화를 따라잡기가 여간 힘들지 않다. 나름 트렌드 리더로 자부하던 18년차 광고인의 시대 따라잡기에 관한 책을 소개한다. 김동욱의 《요즘 애들에게 팝니다》는 소비 주체로 등장하게 될 이른바 ‘요즘 애들’의 마음을 여는 암호를 알려주는 책이다. 잘나가는 브랜드들의 전후 이야기를 분석하면서 그들에게 잘 팔 수 있는 13가지 코드를 제시한다. 누군가는 카페를 하고, 누군가는 마케팅을 하고, 누군가는 정치를 하더라도 고객의 마음을 읽는 일은 모두에게 필요하다.
기성세대는 완벽하게 좋은 것을 만들어서 내놓는 일에 무한한 믿음을 갖고 있다. 기성세대는 완벽하지 않으면 제작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1등이 곧 마케팅의 전부라고 생각하는 데 익숙하다. 따라서 설익은 것을 내놓는 것에 본능적인 거부감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요즘 애들은 다르다. 그들은 ‘최초’에 큰 가치를 부여한다. 심지어 “쓰레기조차 최초로 만들면 명품이 된다”는 주장조차 받아들일 태세다. 한마디로 요즘 애들에게 최초는 용기를 뜻한다. 새로운 시도 자체에 큰 호감을 느끼고 가치를 부여한다.
물론 ‘최초의 도전’이 한 번으로 끝나선 안 된다. 요즘 애들은 지속적으로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보여주는 데 열광한다. “완벽함보다 뭐든 최초로 시도하는 것이 가치가 있다”는 점을 기억하는 것이 요즘 애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첫걸음이다. 나이를 먹어간다는 사실은 처음 해보는 일을 두려워하는 것을 뜻한다. 가능한 한 무난한 길을 찾아서 안정적인 선택을 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선택의 결과는 요즘 애들과의 이별을 뜻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빠른 속도로 오프라인 영역을 온라인 영역이 대체하고 있다. 모든 대세는 역작용을 낳게 되는데, 필연적으로 등장하는 새로운 추세가 있다. 과거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는 뉴트로 트렌드가 사람들의 감성을 건드리고 있다. 온라인화가 대세를 차지하면 할수록 인간적인 것을 바라는 사람이 늘어나게 된다. 따라서 요즘 애들이야말로 가슴을 제대로 칠 때 큰 반응이 오는 세대임을 기억해야 한다. 기성세대는 고약한 습관을 고쳐야 한다. 자꾸 가르치려고 하지 말아야 한다. 가르치거나 설득한다고 해서 쉽게 움직이지 않는 세대다. 저자는 자신을 포함한 기성세대에 대해 “관성처럼 상대방에게 일방적으로 전달하려 하고, 주입시키려 든다”고 꼬집는다.
그럴싸하게 만들어서 ‘척’하는 마케팅은 인지도가 마케팅의 전부인 시대에나 통했다. 이제는 어떤 경험을 선물할 것인지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요즘 애들의 박수를 받을 수 있다. 저자의 경험은 이런 점에 관한 한 기성세대가 노력으로 따라잡기가 쉽지 않은 점을 지적한다. 독자들은 요즘 애들을 읽는 13가지 마케팅 코드를 하나하나 읽어가면서 “내 힘으로 할 수 없는 것이 많구나”라는 깨달음을 얻게 될 것이다.
공병호 < 공병호TV·공병호연구소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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