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서울 농협은행 대치동지점. 고객 상담실에 들어서자 화상통화를 이용한 자산관리 상담이 한창이었다. 고객 한 명과 상담하는 데 전문가 세 명이 달라붙었다. 대치동에 근무하는 프라이빗뱅커(BP)와 본점에 근무하는 세무사 두 명. 이들은 바뀐 주택임대소득 과세 기준에 대해 설명을 이어갔다. 상담을 끝낸 이용자는 “농협은행에서 이런 서비스까지 받게 될 줄 몰랐다”고 말했다.
자산관리 영역에선 존재감이 크지 않던 농협은행이 확 달라졌다. 농협은행은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고객 자산관리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WM(자산관리)사업부’를 신설했다. 세무사, 부동산 전문가, 재무설계 전문가 등 자산관리 인력 20명으로 구성한 ‘NH올백(all100)자문센터’도 출범시켰다. 센터에선 농협은행 거래 실적이 많은 ‘하나로가족’ 고객을 대상으로 종합자산관리 컨설팅을 제공한다.
▶본지 2019년 10월 18일자 A14면 참조센터 전문가들은 고객이 자산관리 상담을 신청하면 전국 각지로 출장을 간다. 비대면 상담도 진행한다. 전화로 시장 상황, 고객 자산 현황 등을 고려한 상품 포트폴리오를 추천하고, 위험 요소가 발생하면 미리 알려주기도 한다.
고객 자산관리 측면에서 사업 역량을 키워야 한다는 게 농협은행 경영진의 판단이다. 포화된 금융시장에서 꾸준히 수익을 창출하려면 고액자산가를 많이 확보하는 게 유리하기 때문이다.
자산관리 화상시스템은 농협은행이 WM사업을 빠르게 키울 전략으로 내놓은 ‘무기’다. 통상 은행권의 자산관리 상담은 대면 위주로 이뤄진다. 농협은행은 전국 영업점에서 원하는 시간에 NH올백자문센터 소속 전문가와의 화상상담을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세무, 부동산, 재무설계, 은퇴설계 등 분야별 전문가를 최대 3명까지 동시에 고를 수 있다.
신용인 농협은행 WM사업부장은 “전문가와 직접 만나기 어려운 지방 고객에게도 차별화한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며 “더 많은 고객을 끌어모을 수 있는 자산관리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농협은행은 올해 자산관리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한 ‘장기 집합 교육과정’도 신설했다. 최근 서울 대치동·연신내·중계동·서초동지점 등 네 곳을 WM 특화점포로 지정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내년에는 WM 조직의 인력을 대폭 보강하는 방안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