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기업 부도와 자본시장 충격을 막기 위해 긴급자금 100조원을 투입한다. 지난 19일 1차 비상경제회의에서 발표한 50조원 규모의 비상금융 조치에 50조원을 추가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4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2차 비상경제회의에서 “코로나19 충격으로 우리 기업이 도산하는 일은 막겠다”며 이 같은 규모의 기업 구호 긴급자금 계획을 발표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기업을 반드시 지키겠다는 정부의 결연한 의지”라고 강조했다.
이날 대책의 양대 축은 유동성 위기에 처한 기업에 58조3000억원, 금융시장 안정에 41조8000억원을 투입하는 것이다. 기업 지원과 관련, 1차 비상경제회의에서 결정한 중소기업·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금 29조2000억원에 대기업과 중견기업을 위해 29조1000억원을 추가로 지원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비우량·우량기업 모두를 촘촘하게 지원하는 긴급자금”이라며 “일시적 자금 부족으로 기업이 쓰러지는 것을 막겠다”고 말했다.
시장안정 조치로는 회사채 시장 경색을 막기 위해 20조원 규모의 채권시장안정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 또 유동성 위기에 처한 기업의 회사채 발행(P-CBO) 등에 17조8000억원을 지원하고 증권시장안정펀드도 10조7000억원 규모로 조성한다. 문 대통령은 “정부가 기업을 지원하는 이유는 궁극적으로 고용 안정을 위한 것”이라며 “4대 보험료와 전기료 등 공과금 유예 또는 면제에 대해서도 신속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127.51포인트(8.60%) 급반등한 1609.97에 마감하며 5거래일 만에 1600선을 회복했다.
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밤 10시부터 23분간 통화하고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양국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두 정상은 최근 체결한 600억달러 규모의 한·미 통화스와프가 국제 금융시장 안정에 기여하는 매우 시의적절한 조치였다고 평가했다.<hr style="display:block !important; margin:25px 0; border:1px solid #c3c3c3" />
文 "대기업 쓰러지는 것도 막겠다"문재인 대통령은 24일 청와대에서 열린 비상경제회의에서 “우리 기업을 반드시 지키겠다는 결연한 의지로 회의를 시작한다”며 각별한 각오를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글로벌 경제위기 상황을 두고는 “끝이 언제인지 가늠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우리 기업에 들이닥친 거대한 위기의 파고를 막는 튼튼한 방파제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20조원 규모의 채권시장안정펀드를 비롯해 총 100조원 규모의 긴급자금 투입 결정도 이 같은 위기의식에서 나왔다는 게 청와대 측의 설명이다. 문 대통령은 “필요하다면 대기업도 포함해서 일시적 자금 부족으로 기업이 쓰러지는 것을 막겠다”고 말했다. 특히 “정상적이고 경쟁력 있는 기업이 일시적 유동성 부족으로 문을 닫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며 “자금 조달만 가능하면 충분히 이겨낼 수 있는 기업들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에게 생계비를 지원하는 이른바 ‘재난소득’ 지급 문제는 이날 회의 안건에 오르지 않았지만 다음주 열리는 3차 비상경제회의에서 결론이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날 “3차 회의에서는 실효성 있는 생계지원 방안에 대해 재정 소요를 종합 고려해 신속한 결론을 내릴 수 있도록 준비해 달라”고 말했다.
청와대 기류는 재난긴급지원 성격을 띠는 만큼 소득 하위계층에 우선 지원하는 방식에 무게가 실린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취약계층에 ‘선별적 우선 지원’하는 방향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다만 구체적인 지급 범위와 액수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견이 갈리고 있어, 추후 논의를 더 거칠 것으로 예상된다.
김형호/오형주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