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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반등→코로나 악재"…반·디, 그래도 갈 길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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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업황 부진과 후발국 추격에 실적 부진을 겪고 올해 반등을 예고한 반도체·디스플레이 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악재에 발목이 잡혔다. 하지만 삼성전자·SK하이닉스·LG디스플레이 등 업체들은 당초 계획한 로드맵대로 대응할 방침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이들 3사는 최근 열린 각 사 주주총회에서 올해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반도체·디스플레이 시장의 대외 불확실성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당초 올해 반도체 시장은 △데이터센터 고객사의 메모리 구매 재개 △반도체 업계 투자 본격화 △작년 바닥을 찍은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 반등세 △위탁생산(파운드리) 호조 등에 힘입어 반등이 점쳐졌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변수 코로나19가 등장했다. 코로나19가 전세계로 확산하면서 글로벌 생산망이 타격을 입은 데다 소비 심리까지 크게 저하돼 전방위적 악영향을 끼쳤다. 글로벌 PC, 노트북 세트 출하량이 역성장하는 등 상황이 예사롭지 않다.

작년 부진했던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3사가 반등을 꾀하던 시점이라 안타까운 대목.

그럼에도 삼성전자는 반도체를 담당하는 DS 부문 10개 조직 51개 직무에서 역대 최대 규모 경력사원 모집에 돌입했다. 위기를 맞아 여타 기업들이 움츠러드는 가운데 도리어 시장 장악력을 높이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에 이어 시스템 반도체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등을 목표로 내세운 '반도체 초격차' 전략을 계획대로 실행하기로 했다. 미래사업으로 점찍은 시스템 반도체 연구개발(R&D)과 생산설비에 오는 2030년까지 133조원을 투자하는 게 대표적이다.

파운드리의 경우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장(부회장)은 최근 주총에서 "5나노 양산과 4·3나노 적기 개발 등 미세공정 리더십을 지속 강화할 계획"이라며 "파운드리 생태계 강화, 생산능력 확대와 생산효율 극대화, 고객다변화를 통해 성장 기반을 구축해나가겠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도 지난해 개발한 10나노급 3세대(1z) D램과 128단 낸드플래시 등 차세대 제품을 올해 본격 생산한다. 품질관리 고도화를 통해 고부가 서버 D램과 SSD 판매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원가 경쟁력 강화, 자산 효율화 극대화 등 보수적 경영이 예견되는 가운데서도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은 "업계 선두업체도 장기적 생존을 장담할 수 없는 환경에 직면하겠지만 (SK하이닉스는) 2020년을 진정한 '베스트 인 클래스 컴퍼니'로 거듭나는 출발점으로 만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는 지난해 중국 제조업체들의 액정표시장치(LCD) 저가 물량공세에 크게 휘청였다. TV용 패널 시장 점유율 기준 중국에 이어 대만에게까지도 추월당했다.

올 들어 코로나19 악재가 겹쳤지만 LG와 삼성이 나란히 차세대 디스플레이 패널로의 체제 전환에 돌입했다는 점은 긍정적 포인트다.

LG디스플레이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체제로의 사업 전환 속도를 높였다. 지난해 국내 파주 8세대 LCD 공장의 TV용 패널 생산을 중단한 데 이어 올해는 국내 LCD TV 패널 생산을 전면 중단했다. 단 코로나19로 연초 가동이 예상됐던 연간 600만대 이상 패널 생산 규모의 중국 광저우 OLED 공장이 타격을 받은 건 문제다. LG디스플레이는 오는 26일 전세기를 띄워 광저우 공장 100% 가동에 필요한 핵심인력 100여명을 보낼 예정이다.

지난 20일 주총에서 대표이사로 선임된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은 주주 대상 서한에서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과 치열한 경쟁상황 속에서도 OLED 중심 핵심 경쟁력 강화를 위한 중점 추진 과제는 지속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디스플레이도 차세대 먹거리로 점찍은 퀀텀닷(QD)으로의 전환에 박차를 가한다. 삼성은 지난해 10월부터 13조원을 투자해 QD 디스플레이 생산설비를 구축하고 올 1월 QD 사업화팀을 신설했다. 내년 1분기부터 대형 TV용 패널 QD-OLED 디스플레이가 양산될 예정이다. 앞서 삼성은 연 500만대 이상의 LCD TV용 패널을 생산해왔던 충남 탕정 L8-1 시설을 철거하고 QD 라인으로 전환했다.

김 부회장은 "디스플레이는 중소형 부문에서 차별화 기술과 가격경쟁력을 기반으로 경쟁사와의 격차를 확대하고 대형 부문에선 초고해상도, 커브드, QD 디스플레이 사업화를 통해 프리미엄 패널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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