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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공포'에 美 줄줄이 셧다운…"다음달이면 병실 모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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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 인구의 56%(2550만 명)가 8주 내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릴 것이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주지사가 20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한 말이다. 뉴섬 지사는 그러면서 4000만 명의 주민에게 외출을 금지하는 ‘자택 대피령(stay home order)’을 내렸다.

캘리포니아뿐 아니다. 미국 전역이 코로나19 공포에 떨고 있다. 아사프 비튼 하버드대 공중보건학과 교수는 최근 “위기 시 미국 전역에서 최대로 늘릴 수 있는 중환자 병상은 9만5000개”라며 “지금 감염 추세가 계속되면 4월 중·하순엔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미 통계는 ‘위험 수위’를 넘나들고 있다. 통계 사이트 월도미터에 따르면 이날 현재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는 1만4000명을 넘었다. 중국, 이탈리아, 이란, 스페인, 독일에 이어 6위다. 특히 하루 만에 5000명가량 늘 만큼 기울기가 가파르다. 이달 1일(74명)과 비교하면 20일 만에 200배가량 폭증했다. 사망자도 217명에 달한다.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검사가 본격화되면서 환자 수도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미 전역은 ‘셧다운(정지)’에 들어갔다. 수도 워싱턴DC는 지난 16일 밤부터 식당, 술집 등 상가 영업을 제한했다. 테이크아웃이나 배달만 가능하고 식당 내 식사는 금지했다. 영화관, 헬스클럽 등도 미국 전역에서 폐쇄했다. 지난 17일 백악관 인근에서 만난 윌라드호텔의 한 직원은 “평소엔 백악관을 찾는 외국 손님들로 북적이는데 지금은 텅비었다”며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고 했다. 호텔 옆에 있는 유명 식당 옥시덴털은 점심 시간이지만 가게 문을 닫고 야외 파라솔을 모두 접었다.

펜실베이니아주는 의료 서비스와 관련되지 않은 모든 점포 문을 닫도록 했다. 톰 울프 주지사는 “휴업 걱정을 하는 사업자 얘기를 들었다”면서도 “생계 구제 전에 생명 구제부터 해야 한다”고 했다.

뉴욕주는 기업과 상점에 “직원의 75% 이상을 재택근무시키라”고 지시했다. 기존 50%보다 비율을 높였다. 환자 수가 하루 만에 2000명 이상 늘며 5200여 명에 달하는 등 뉴욕주가 미국 내 최대 코로나19 진앙으로 돌변하자 내린 비상 조치다.

미국인들은 장기전에 대비하고 있다. 마트마다 휴지와 위생장갑이 동난 지 오래다. 쌀, 밀가루, 생수 등도 갖다 놓는 즉시 사라진다. 버지니아주 페어팩스카운티에 있는 코스트코에서 만난 직원은 “창고에서 물건을 갖다 놓는 대로 금방 없어진다”며 “쌀이나 밀가루가 보이면 빨리 집어가라”고 했다.

캔사스주는 미국 50개 주 중 처음으로 이번 학기 내내 휴교를 선언했다. 다른 주들도 2~3주 일정으로 학교 문을 닫았다. 언제 학교 문을 다시 열 수 있을지는 기약하지 못하고 있다.

대선 일정도 잇따라 차질을 빚고 있다. 코네티컷주는 4월 28일로 예정됐던 대선 후보 경선을 6월 2일로 옮겼다. 앞서 오하이오, 조지아, 루이지애나, 켄터키, 메릴랜드주도 경선 일정을 미뤘다. 코로나19가 7~8월까지 계속되면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민주당 전당대회(7월 중순)와 공화당 전당대회(8월 하순)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미국은 중국, 한국 등 아시아에서 코로나19가 번질 때만 해도 ‘강 건너 불구경’하듯 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를 독감처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발언을 했다. 하지만 미국 내에서 환자가 급증하자 “우리는 보이지 않는 적과 전쟁 중”이라며 다급함을 드러냈다. 미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초기 대응에 실패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안팎으로 문을 걸어 잠그고 있다. 미 국무부는 지난 19일 전 세계 모든 국가에 대해 최고위험 등급인 4단계 ‘여행금지’ 경보를 발령했다. 아예 해외여행을 가지 말라는 것이다. 그동안 4단계는 중국, 이란, 몽골과 한국 대구, 이탈리아 북부 지역으로 국한됐지만 이를 전 세계로 확대한 것이다. 미국은 외국인의 미국 입국 제한도 중국, 유럽에 이어 캐나다로 확대했다. 멕시코 국경 통제도 강화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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