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준 미래통합당 공동 선대위원장이 최근 지자체와 정치권을 중심으로 논의되고 있는 '재난기본소득'은 국민들을 호도하는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했다. 신세돈 공동 선대위원장은 특정 지역에 특정 액수를 일괄적으로 지원할 게 아니라 피해 규모에 따라 1~3등급으로 나눠 선별지원하는 안을 제안했다.
신 위원장은 18일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쏟아지는 '재난기본소득' 논의에 대해 "재난 수준을 1급등, 2등급, 3등급으로 나눠서 지원 비율을 차등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괄적으로 특정금액을 주는 정책을 보다 세분화해야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그는 "지자체장들이 기본소득을 말하고 있는데, 50만원씩 100만명에게 주는 게 중요한 게 아니고 누구에게 어떻게 주느냐가 중요하다"며 "실제로 타격을 많이 입었다면 50만원이 아니라 200만원까지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재난기본소득은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김경수 경남도지사 등이 연달아 제안하면서 사회적 관심사로 떠올랐다. 이미 일부 지자체가 재난기본소득 지급에 나선 상황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날 저소득층 117만7000가구를 대상으로 30만~50만원을 지급하겠다고 발표했다. 전북 전주시는 실업자와 비정규직 등 5만여명에게 '긴급생활안정 전주형 재난기본소득 지원금'을 52만7000원씩 지급하기로 했다. 강원도는 소상공인, 실직자 등 도민 30만명에게 1인당 40만원을 지급한다. 일각에선 중앙 정부 차원의 '재난 기본소득'을 전국민에게 일정 금액 지원하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신 위원장은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두루뭉술 50만원, 100만원 주는 건 초등 산수 때도 안 했던 것"이라며 "그래서 박 시장의 50만원 정책은 조금 가볍다"고 말했다. 이어 "음식점 매출이 얼마나 줄고, 극장 관객이 얼마나 줄어서 얼마나 피해가 있는지 계산이 다 나와있어야 한다"며 "피해가 얼마냐가 기준이 돼야지 지역을 어디냐로 따지는 건 지역감정을 조장할 수 있다"고 했다.
이들은 '재난기본소득'이라는 표현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 위원장은 "재난기본소득은 매달 정기적으로 지급돼야하는데, (현재 논의되고 있는 정책은) 그 개념과 다르다"며 "일정한 기간 영구히 돈 지급할 것처럼 호도하고 있어 일종의 포퓰리즘"이라고 했다. '기본소득'이란 재산이나 소득, 고용 여부, 노동 의지 등과 무관하게 정부 재정으로 모든 국민에게 동일하게 최소 생활비를 지급해 기본적은 국민소득을 맞춰준다는 개념이다.
이들은 국가재정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도 밝혔다. 신 위원장은 "국가재정법을 개정해 해당 법 89조에 규정돼있는 사회적 재난 등의 구체적인 재정지원 방안을 넣으면 불필요한 논란이 생기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