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댐이나 산사태 사전 시뮬레이션…이에이트 첨단 유체해석 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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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수용량만 수 억㎥에 이르는 대형 댐은 설계 과정에서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기능과 안전성을 미리 검증한다. 시뮬레이션이 현실 세계를 정밀하게 구현할수록 건립될 구조·시설물의 효용도 높아진다. 컴퓨터 시뮬레이션은 시행착오를 줄이고 제품의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가전제품 설계에서부터 우주항공, 스마트시티 분야까지 폭넓게 사용된다.



국내 소프트웨어 개발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인 이에이트(E8IGHT)는 지난해 시뮬레이션 작업의 효율성을 대폭 개선한 입자 기반의 전산 유체역학(CFD) 소프트웨어 ‘엔플로우’를 선보였다. 이 회사는 기존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에 비해 작업 효율과 속도를 대폭 끌어올린 기술력으로 국내외 시장 공략에 나섰다.

○차세대 유체역학 시뮬레이터 ‘엔플로우’

엔플로우의 사용법은 간단하다. 소프트웨어에서 시뮬레이션의 배경이 되는 구조물을 생성하고 속성값을 설정하면 '전처리 과정'이 끝난다. 구조물 주변을 움직이는 유체는 무제한 생성이 가능한 입자 알갱이로 표현한다. 기체, 액체 등 유체의 성질에 따라 입자의 속성값을 설정할 수 있어 다양한 상황을 해석할 수 있다. 시뮬레이션 결과값 도출과 이를 기반으로 한 시각화 작업도 엔플로우로 가능해 CFD 시뮬레이션 작업의 효율성을 대폭 끌어올렸다.

김진현 이에이트 대표는 “엔플로우는 약 50조원까지 성장할 전망인 글로벌 유체역학 시뮬레이션 시장에서 유일하게 한국 스타트업의 기술력으로 만든 소트프웨어”라고 강조했다.



기존 격자 기반 CFD 소프트웨어는 시뮬레이션에 앞서 구조물, 유체 등을 구현하는 전 처리 과정에 짧게는 수 시간에서 길게는 며칠이 소요됐다. 반면 입자 방식은 구조물, 입자의 속성값 설정만으로 전 과정을 대체할 수 있어 사전 작업 시간을 대폭 줄였다. 다양한 요소가 혼합된 상황도 자료 해석이 가능한 까닭에 결과값의 정확도가 격자 기반 방식에 비해 비교적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엔플로우는 자료 연산용 하드웨어로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사용한다. 같은 가격대의 중앙연산장치(CPU)를 사용하는 기존 CFD 소프트웨어에 비해 연산 속도가 30배 가량 빠르다. 연산량을 늘려야 할 경우 GPU 카드만 컴퓨터에 추가하면 돼 새 하드웨어에 필요한 비용과 공간도 절약할 수 있다. 지난해 국산소프트웨어 품질 국가인증제도인 ‘GS인증 1등급’을 획득했다. 조달청 우수조달물품으로 지정되면서 정부에 수의계약으로 엔플로우를 납품할 수 있게 됐다.

○“국내 시뮬레이션 SW 시장 선도할 것”

김 대표는 영국 런던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현지 금융업체에서 종사했다. 2012년 2월 기획재정부가 외국 투자자를 한국에 초대하는 ‘셀코리아’ 행사에 인솔자로 참가한 것을 계기로 국내 창업에 뛰어들었다.



LCD 패널, 모바일 기기 부속품 등 정보기술(IT) 제조업 분야에만 투자자들의 이목이 쏠리던 시기에 그는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가 블루오션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김 대표가 이끄는 이에이트는 지난 2014년부터 소프트웨어 개발을 시작해 6년 만인 지난해 엔플로우 개발에 성공했다.

하지만 국내 기업 및 관공서 등에서 사용하는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가 100% 여전히 외국산 제품이라는 게 김 대표의 지적이다. 그는 “관공서 1곳이 외국 업체에 소프트웨어 라이선스 비용으로 지불하는 연간 비용만 30억~40억원에 달한다”며 “정부 기관의 인증이 필요 없는 외국 업체들과 달리 국산 업체들은 각종 인증에만 수 억원에 달하는 비용과 수 년의 시간을 쏟아야 하는 현실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에이트는 불모지와 다름 없던 국내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 업계의 생태계를 선도적으로 조성하겠다는 목표다. 이 업체는 전국 60여개 대학에 엔플로우를 무상 공급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소프트웨어의 상품성이 입소문을 타면서 최근 일본 현지 기업과 납품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김진현 대표는 “여전히 많은 사용자가 외국 대형사 제품을 선호하고 공급자 역시 신제품 개발보다 기존 소프트웨어를 유지 보수하는 데에서 이익을 얻는 상황”이라며 “엔플로우를 계기로 국내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 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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