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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경매 물건 1년새 40% 넘게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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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로 넘어간 부동산(주거·상업·토지·공장)이 1년 새 40% 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침체와 온라인 소비 확산에 따른 매출 감소로 업무·상업시설 경매는 60%가량 급증했다.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실물 경제가 더 흔들리면 경매 건수는 5년 만에 최고치를 찍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1년 만에 경매 41% 급증

16일 법원경매 정보업체인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에서 이뤄진 법원경매 건수는 1만1727건으로 집계됐다. 전년 같은 달(8273건) 대비 41.8% 증가했다. 감소세를 보이던 경매 건수는 3년 전부터 증가세로 돌아섰다. 대법원에 따르면 2017년(11만7361건) 기점으로 2018년(13만44건), 지난해(14만8473건)까지 매년 상승했다.

용도별로는 업무·상업시설 경매가 크게 늘었다. 지난해 2월 1321건에서 지난달 2131건으로 61.4% 급증했다. 경기 위축에 따른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경매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같은 기간 낙찰률은 27.7%에서 23.2%로 낮아졌다. 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을 뜻하는 낙찰가율은 64.9%에서 61.0%로 주저앉았다. 경매 물건은 늘었는데 낙찰은 더 안 되고, 낙찰가격마저 떨어질 만큼 상황이 나쁘다는 의미다. 강은현 EH경매연구소 대표는 “경기 침체와 온라인 소비 확산으로 3년 전부터 전국에서 상가 경매가 늘어나는 추세”라며 “경매로 나온 상가는 대부분 오랜 기간 공실이어서 쉽게 낙찰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아파트 연립주택 등 주거시설 경매 건수는 3552건에서 4914건으로 38.3% 늘었다. 지역별로 증가 추이가 달랐다. 서울은 12.3% 늘었지만, 지방은 44.6% 증가했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값이 크게 오르면서 경매 매물이 비교적 적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전국 토지와 공업시설 경매 건수는 각각 39.5%, 19.1% 증가했다. 오명원 지지옥션 연구원은 “최근 들어 낙찰률이 30%대 초반에 묶여 있는 데다 신규 경매 물건도 계속 유입되면서 경매 건수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경매 더 늘 것”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 경매 시장에 매물이 대거 늘어날 것으로 우려한다. 코로나19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피해가 불가피한 탓이다. 소상공인연합회가 지난달 13일부터 19일까지 전국 소상공인 107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응답자 97.6%가 코로나19 이후 매출이 감소했다고 답했다.

상가에 비해 비교적 적었던 아파트 등 주거시설 경매가 증가할 것이란 시각이 있다. 정부 규제로 거래가 끊긴 상황에서 코로나19 사태까지 장기화되면 주택 매수 심리가 꺾이기 때문이다.

두산중공업 등 주요 대기업 구조조정도 변수다. 구조조정에 따른 실업률 증가와 임금 감소는 대출금 상환능력을 떨어뜨리는 까닭이다. 앞서 2008년 8월 30.8%였던 전국 경매 낙찰가율은 금융위기가 터진 이후 12월 23.4%로 떨어졌다. 전국 경매 건수는 2만400건에서 2만8575건으로 40% 증가했다. 장근석 지지옥션 팀장은 “자영업 매출 감소로 상가 경매가 늘면서 올해 부동산 경매 건수는 2015년 이후 5년 만에 15만 건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며 “경기 침체가 채무 불이행으로까지 이어지면 경매 물건은 대거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경매 증가 추이는 올 하반기 때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감정평가 등 절차를 거쳐 경매 접수부터 실제 입찰까지 6개월가량 걸려서다. 경매 입찰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지난달 28일부터 중단된 상태다. 업계에선 오는 23일께 입찰이 재개될 것으로 전망한다. 정충진 법무법인 열린 대표변호사는 “경기 악화로 경매 시장에 매물이 늘어나면 입찰 경쟁률이 낮아져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부동산을 매입할 수 있다”며 “다만 권리관계, 향후 수익성 등을 고려해 신중하게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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