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3월13일(10:58)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채권금리가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외국인이 국채선물을 대규모로 내다팔면서 현물 채권금리의 급등(채권가격 하락)을 이끄는 모습이다. 글로벌 자산시장에서 외국인이 공격적으로 현금을 회수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3년 만기 국고채(19-7호) 금리는 이날 오전 10시 40분 현재 전날보다 0.10%포인트 급등한 연 1.16%를 나타냈다. 금리와 반대로 움직이는 채권가격은 1만68원으로 전날보다 28원(0.3%) 급락했다. 5년물 금리는 0.13%포인트, 10년물은 0.16%포인트, 20년물은 0.17%포인트 급등세다.
국채선물 가격의 급락이 금리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3년 국채선물 3월 결제물' 가격은 현재 30틱(0.3%) 떨어진 111.21을 나타내고 있다. 표면금리 연 5%, 액면금액 1억원의 가상채권을 100으로 환산해 거래하는 이 상품은 오전 9시 개장 직후 최대 110.60까지 폭락했다가 낙폭을 다소 줄이는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다.
외국인이 국채선물을 현재까지 1만2586계약 순매도하면서 가격하락을 주도하고 있다. 채권 액면금액으로 따지면 1조2500억원어치다. 한 증권사 채권 딜러는 "외국인이 선물을 공격적으로 매도한 어파로 현물 채권 금리가 급등하고 있다"며 "그동안 금리하락에 베팅하던 태도를 완전히 바꿔 신흥국에서 현금을 회수하려는 목적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이 미국의 셰일 에너지 기업 등을 쓰러뜨리며 신용경색 확산을 낳을 수 있다는 우려가 신흥국 투자자금의회수를 촉발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채권 딜러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트리거(발동장치)가 돼 신흥국 전반에서 비슷한 금리 급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신용 경색국면을 우려한 외국인의 극단적인 현금 선호 현상 같다"고 평가했다.
한 보험사 채권운용역은 "현 시점에선 외국인이 그동안 크게 확대했던 국채선물 순매수 포지션을 공격적으로 정리하는 상황"이라며 "순매도를 확대하거나 현물시장에서도 매도 움직임이 나타날지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태호/김진성 기자 th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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