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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 민노총 가입할 때냐"…르노삼성 노조원들, 집행부 공개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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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자동차 노동조합의 일부 대의원이 집행부에 반기를 들고 나섰다. 노조 집행부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가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히자 이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본지 3월 9일자 A1, 17면 참조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르노삼성 노조 집행부가 무리하게 파업을 강행한 데 이어 민주노총 가입 카드까지 꺼내자 노조원들 사이에서도 ‘이건 아니다’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고 전했다. 르노삼성 내 ‘노노(勞勞) 갈등’이 표면화될 조짐이다.

“왜 민주노총 가입하나”

10일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 노조 대의원 9명은 이날 공동성명서를 내고 집행부의 민주노총 가입 추진을 비판했다. 이들은 “지난 6일 대의원대회에서 노조위원장이 체제전환(민주노총 가입) 관련 발언을 했고, 대의원들이 ‘지금은 아니다’고 분명히 반대 의사를 밝혔다”며 “그런데도 같은 날 밤늦게 조합원들에게 민주노총 가입 의사를 묻겠다는 성명서를 낸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따졌다. 이어 “임금 협상을 마무리해야 하는 시기에 집행부는 왜 혼란과 분열을 조장하는 성명서를 냈는지 모르겠다”며 “지금은 임금 협상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공동성명서에 이름을 올린 대의원과 이들에 동조한 인원은 본조(부산공장 조직) 대의원 22명 중 절반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의원은 “다른 대의원들과도 의견을 나누고 있어 동조하는 이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대의원은 개별적으로 자신을 뽑아준 조합원들에게 “집행부 결정에 반대한다”는 내용의 글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노조 집행부에 대한 신임투표를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조합원을 대표하는 노조 대의원들이 집행부를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일은 이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노조위원장 선거를 앞두고 각 계파가 선명성 경쟁을 하는 사례는 적지 않지만, 평상시에 대의원들이 집행부에 집단 반발하는 일은 드물다”고 설명했다.

대의원들이 집행부를 공개 비판하는 ‘강수’를 둔 것은 사내 여론이 심상치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일반 노조원들 사이에서는 “집행부가 민주노총에 가입할 명분을 마련하기 위해 임단협을 파행으로 몰고 간 게 아닌가 의심이 든다”는 얘기가 돌았다.

노조원들의 ‘투쟁 피로감’도 극에 달한 상태다. 집행부가 2018년 말부터 파업을 이어가고 있어서다. 르노삼성 노조의 파업 참가율은 지난해 초만 해도 80%에 육박했지만, 올 1월에는 20%대로 떨어졌다.

“이러다 회사 망한다” 목소리도

르노삼성 노사는 2019년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을 아직 마무리하지 못했다. 노조는 기본급 8% 인상과 노동 강도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등 국내 동종 업체에 비해 임금 수준이 낮다는 주장도 한다.

회사 측은 프랑스 르노 본사로부터 수출 물량(XM3 유럽 물량)을 배정받아야 하는 시점이어서 기본급을 올리기 힘들다고 맞서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부산공장의 임금 수준은 전 세계 르노 공장 가운데 가장 높다”며 “기본급까지 올리면 르노 본사가 부산공장에 수출 물량을 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노사 갈등이 지속되자 르노 본사는 XM3 수출 물량 배정을 미루고 있다. 지난해 초 부산공장에 물량을 줄 계획이었지만, 노조의 파업이 이어지자 이를 계속 연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노총 가입을 둘러싼 충돌이 노노 갈등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크다. 이날 대의원들의 성명서가 공개되자 집행부 내 일부 강경파는 “노조를 무력화하기 위한 회사의 전략”이라며 “민주노총 가입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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