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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성남 분당제생병원, 경북 봉화 푸른요양원 등 고위험군 생활시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집단 감염이 속출하고 있다. 대구지역 신천지 교인에 대한 조사가 마무리 단계에 들어서면서 이 지역 환자는 줄어드는 추세지만, 다른 지역에서는 산발적 감염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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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관리본부(중앙방역대책본부)는 국내 코로나19 환자가 전날 오후 4시보다 505명 늘어난 6593명이라고 6일 발표했다. 사망자는 44명으로 늘었다.
신규 환자는 대부분 대구·경북지역 환자였지만, 경기도에서도 환자가 10명 추가돼 이 지역 환자는 120명으로 늘었다. 분당제생병원 등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하면서다.
이 병원에서 처음 코로나19 환자가 확인된 것은 지난 3일이다. 폐렴 증상으로 응급실을 찾은 74세 남성 환자가 양성 판정을 받았고 이후 접촉자 등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코로나19 환자가 9명 확인됐다. 이들 중 치료를 받던 환자는 3명, 보호자는 1명이다. 간호사 2명, 간호조무사 3명 등 의료진도 감염됐다.
병원은 진료를 중단했다. 경기도는 1일 입원한 환자(77·여)를 통해 집단 감염이 일어났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 병원은 576병상 규모에 근무하는 직원만 1400여 명이어서 추가 감염 우려도 커지고 있다. 국민안심병원 지정을 두고도 논란이 일고 있다. 이 병원이 지난달 27일 호흡기 환자 동선을 분리한 국민안심병원으로 지정됐기 때문이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경기도와 함께 이 병원에 어떤 문제가 있어 환자들이 감염됐는지, 동선 분리가 제대로 됐는지 등을 확인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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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집단 감염 위험도 높아지고 있다. 국내 코로나19 환자의 71.7%는 집단 감염 환자다. 전날 69.4%보다 2.3%포인트 높아졌다. 신천지 신도거나 이들과 접촉해 감염된 사람이 3917명(62.3%)으로 가장 많지만 다른 집단 감염 환자도 늘고 있다.
노인들이 공동 생활하는 요양시설로도 확산되고 있다. 봉화 푸른요양원에서는 이날까지 51명이 확진됐다. 지난 4일 봉화해성병원에 입원한 환자 2명이 첫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이 요양원에 대한 조사가 시작됐다. 확진자 중 시설 입소자는 40명, 간호조무사 등 직원은 11명이다. 입소자 평균 연령이 88세로 고령인 데다 기저질환을 앓고 있는 고위험군이 많다. 경상북도는 이들 중 중증인 20여 명을 국립중앙의료원으로 이송할 계획이다.
의료진이 감염돼 지난달 26일부터 집단(코호트) 격리하고 있는 한마음창원병원에서는 간호사 1명이 추가 감염됐다. 이 병원 감염자는 7명이다. 충남 천안지역 줌바댄스 시설을 통한 감염자도 90여 명에 이른다. 충청남도는 지난달 15일 천안에서 열린 줌바강사 워크숍이 코로나19 유입 통로인지를 확인하고 있다. 당시 워크숍에는 29명이 참석했는데 이들 중 3명이 대구에서 활동하는 강사다.
정 본부장은 “집단시설마다 증상 신고 담당자를 지정해 의심증상이 있으면 즉각 신고해달라”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