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점찍은 '퀸텀닷 나노 LED(QNED)'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일부 중소 장비제조업체들은 삼성디스플레이 발주로 QNED 생산에 필요한 장비를 개발·생산해 곧 제공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 장비로 QNED 시험생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QNED는 마이크로미터(㎛) 크기 미세 LED 소자가 직접 빛을 내는 '마이크로 LED'와 유사한 방식으로 작은 크기의 '나노 LED'를 광원으로 하고, 그 위에 퀸텀닷(QD)을 올려 색 재현성을 높인 기술이다.
QNED의 가장 큰 장점은 번인(화면을 꺼도 이미지가 사리지지 않는 현상)이 없고, 초고화질에도 소모 전력이 적다는 것. QNED는 기존 '퀸텀닷-유기발광다이오드(QD-OLED)' 구조를 채택한 'QD 디스플레이'의 블루 유기 발광물을 발광다이오드(LED)로 바꾼 것이다. QNED는 무기물이라 OLED의 단점으로 꼽히는 번인 현상과 수명 문제에서 보다 자유롭다.
그간 삼성전자는 대형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제조 원가가 비싸고 복잡한 구조를 갖춘 OLED를 대체할 '차세대 먹거리'로 QD 디스플레이와 마이크로 LED를 내세웠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10월부터 13조원을 투자해 QD 디스플레이 생산설비를 구축하고 올 1월 QD 사업화팀을 신설했다. QD 디스플레이는 내년부터 양산할 계획이다.
동시에 삼성디스플레이는 QD 디스플레이와 별개로 새롭게 QNED 연구개발에도 착수했다. 10년 이상 삼성이 투자한 QD와 삼성의 강점인 반도체 노하우를 토대로 마이크로 LED를 접목한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QNED의 정확한 양산 일정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했지만 증권가는 오는 2023~2024년쯤 QNED TV 대량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양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마이크로 LED TV는 2026년에야 대량 양산에 들어갈 것이다. QNED TV는 2022년 공개되고 2023년부터 대량양산에 들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렇게 되면 삼성으로선 마이크로 LED TV가 본격 대중화되기 전까지의 '과도기'를 QNED TV로 돌파하는 전략을 택할 수 있다.
현재 삼성전자의 주력 제품인 QLED TV는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으나 기본적으로 LCD 제품인 만큼 LCD 디스플레이가 내리막 조짐을 보이는 게 걸림돌이다. 때문에 중장기 지속성이 다소 떨어지는 QLED TV와, 주력 제품화까지 아직 시간이 걸리는 마이크로 LED TV 사이의 간극을 QNED TV가 채워줄 수 있지 않겠냐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QNED는 아직 연구개발 중에 있어 구체적 정보를 밝히기는 어렵다"고만 말했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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