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급증으로 부족해진 중증 환자용 음압병실을 120개 확충하기로 했다. 환자를 안전하게 이송할 음압구급차 146대도 국비로 구입해 현장에 보급한다.
4일 정부가 발표한 ‘2020년 추가경정예산안’에는 이 같은 내용의 감염병 대응 및 피해자 지원 대책이 담겼다. 총 2조3000억원 규모의 관련 예산을 △병실·구급차 확충 등 감염병 대응 역량을 강화하고(1000억원) △정부의 방역조치를 이행한 의료기관에 손실 보상 및 저금리 융자를 제공하며(7500억원) △입원·격리치료자에게 생활지원비 등을 지급하고(800억원) △향후 추가 피해가 발생했을 때 보상에 쓸 예산을 비축(1조3500억원)하는 데 쓴다는 계획이다.
국가지정 음압병실을 161개에서 281개로 늘리는 대책은 환자의 병실난에 숨통을 터줄 전망이다. 음압병실은 병실 내부 기압을 인위적으로 떨어뜨린 격리병상으로, 바이러스가 외부로 퍼지는 것을 원천 차단한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급격히 늘면서 현재 전국 음압병실 90% 정도가 차 있고, 대구·경북·서울·부산 등은 포화 상태다.
음압구급차도 46대에서 192대로 네 배 넘게 늘린다. 내부 공기가 외부로 유출되는 것을 막는 음압시설을 갖춘 구급차다. 구윤철 기획재정부 2차관은 “음압구급차 및 병실 확충은 시급한 사항이기 때문에 추경이 통과되는 즉시 예산을 투입하겠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선별진료소를 설치하는 등 정부의 방역 조치로 손실을 본 의료기관에는 3500억원 규모의 보상금을 지급한다. 자금난을 겪는 의료기관에는 저금리로 4000억원을 빌려주기로 했다. 격리치료자의 생활비 지원 및 기업들의 유급휴가비 지원도 800억원 규모로 이뤄진다. 감염병 예방법에 따르면 정부는 격리치료 중인 직원에게 유급휴가를 준 사업주에게 하루 13만원 한도로 휴가비를 지원해야 한다.
중장기적으로 감염병 대응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국립중앙의료원을 제외하면 호남권(조선대병원)에 한 곳만 있는 ‘권역별 감염병 전문병원’도 영남권과 중부권에 각각 새로 짓는다. 기재부 관계자는 “이번 추경에는 일단 설계비 45억원을 반영했다”며 “이후 건축비 등 관련 비용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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