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확산으로 일본 경제도 큰 타격을 입고 있습니다. 특히 ‘맷집’이 상대적으로 약한 중소기업의 피해가 크다고 합니다. 부랴부랴 일본상공회의소는 일본 정부에 중소기업 지원책 마련을 요청하고 나섰습니다. 일부에선 ‘코로나19’충격파로 파산하는 업체도 나오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상공회의소가 지난달 말 내놓은 2월 경기관측조사(일본 전국 1970개 응답)에서 전년 동월 대비 업황을 가늠하는 업황DI(‘호전’이라고 응답한 비율에서 ‘악화’라고 답한 비율을 뺀 값)는 -32.1을 기록했습니다. 1월에 비해 5.8포인트나 하락했습니다. 2012년 12월 이후 최저치라고 합니다. 특히 제조업은 10.4포인트 감소한 -41.5를 기록했고, 도매업은 8.6포인트 줄어든 -37.5로 떨어졌습니다. 미우라 아키오 일본상공회의소 회장은 “마이너스 폭이 너무 크다”며 위기감을 드러냈습니다. 코로나19확산에 따른 수출·내수의 동반 부진에 임시휴업 등의 부담을 중소기업들이 견디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일본 5대 백화점의 2월 매출이 일제히 급감하고, 2월 신차판매가 10%넘게 줄어드는 등 대기업도 여유로운 상황은 아닙니다만 중소기업이 느끼는 고통은 더욱 큽니다. 특히 상당 수 중소기업들은 “재택근무 등 원격근무나 시차출근 등의 조치는 중소기업의 현실에 맞지 않는 조치”라며 이 같은 코로나19 확산 방지 대책이 중소기업 경영에는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이에 따라 일본상공회의소는 일본 정부에 △구직지원금을 개인사업자들에게도 확대할 것 △공공기관 납기기한을 연장해 줄 것 △추가근무(잔업)규제를 중소기업 친화적으로 시행해 줄 것 등을 요구했습니다. 우량 중소기업이 자금 부족으로 도산하는 것을 막기 위해 정부와 민간 금융사에 대응을 강화해줄 것도 주문했습니다. 실제로 코로나19 충격파를 견디지 못하고 파산하는 기업도 나왔습니다. 일본에서 크루즈선을 운행하는 고베시 소재 루미나스크루즈사는 2일 법원에 파산신청을 했습니다. 비록 이 회사가 운영하는 것은 아니지만 대형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서 대규모로 코로나19 확진자가 쏟아진 탓에 크루즈 사업 전반으로 불황이 번졌고, 경영난을 견디지 못했다는 분석입니다. 아베 신조 일본 정부의 휴교 조치 등 학생들에 대한 전염방지 조치도 강화되면서 학생 대상 학원사업자들도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도야마시에 있는 대형학원인 지학아카데미는 지난달 말 사업을 접었습니다. 일본 내에선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할수록 비슷한 길을 갈 학원사업자가 적지 않을 것이란 예상입니다. 일본에서 코로나19 확산이 미치는 경제적 충격은 점점 ‘공포’에서 ‘현실’로 발을 넓혀가는 모습입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