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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코로나 사태' 정치적 이용…국민이 그렇게 만만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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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의 전쟁이 한창인 가운데 이번 사태를 어떻게든 유리하게 이용해보려는 정치권 안팎 세력들의 언행이 국민들 상처에 소금을 뿌리고 있다. ‘최전선’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는 대구·경북지역 지방자치단체장을 정치적으로 반대편에 서 있다는 이유로 비난하는가 하면 “특정 정당이 신천지교회를 통해 코로나19를 퍼뜨렸다”는 괴담까지 생산하고 있다. 4·15 총선을 코앞에 두고 지지층을 결집시키려는 목적으로 풀이되지만 “비상시국에 지켜야 할 선을 한참 넘었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코로나19 쇼크’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발언은 제도 정치권 밖 친여(親與) 인사와 네티즌이 주도하고 있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어제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 라이브’에서 권영진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지사를 비난했다. 서울시와 경기도의 신천지 시설 폐쇄 조치 등을 거론하면서 “대구·경북은 시설 폐쇄도 하지 않고 있고 신자 명단 확보를 위한 강제적 행정력 발동도 하지 않고 있다”며 “눈물 흘리기 직전의 표정을 하면서 신천지에 협조해달라고 애걸복걸하는 게 무슨 공직자냐”고 쏘아붙였다.

인터넷 주요 대형 커뮤니티에서는 몇몇 네티즌이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신천지에 대해 “특정 교단에 대해 얘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국민 안전을 지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한 것을 문제 삼고 있다. 이들은 “통합당이 신천지를 비호하고 있다”는 등 근거 없는 글들을 게시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대통령의 긴급재정경제명령권 발동 가능성을 잇따라 언급하는 것도 4·15 총선용이라는 의심을 받는다. 지난 20일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민주당 소속 민병두 정무위원장이 긴급재정경제명령 발동 필요성을 언급한 데 이어 이해찬 대표도 그제 “추가경정예산의 국회 통과가 지체되면 긴급재정명령권이라도 발동해 대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헌법 76조에 따라 ‘국회 집회를 기다릴 여유가 없을 때’에만 발동할 수 있는 긴급재정경제명령권 ‘카드’를 야당이 “추경에 협조하겠다”고 하는데도 계속 들고 나오는 것은 ‘비협조적’이라는 이미지를 야당에 씌우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 반응은 차갑다. “코로나19를 방어하는 데 화력을 집중해도 모자랄 판에 최전선에서 싸우고 있는 병사들을 상대로 총질을 해대는 꼴”이라는 것이다. 인터넷상에는 “광우병 사태 등을 거치면서 선동의 폐해를 충분히 알았다. 근거 없는 괴담에는 더 이상 속지 않을 것”이라는 반응도 많다. 권영진 대구시장이 어제 정례 브리핑에서 언급한 대로 “코로나19가 무섭지만, 더 무서운 게 나쁜 정치 바이러스”다. 코로나19뿐 아니라 ‘나쁜 정치 바이러스’도 박멸의 대상이라는 사실을 국민들도 잘 알고 있다. 국가적 위기를 정치적으로 이용해보려는 세력들만 이 사실을 애써 인정하지 않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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