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의 청와대 민정수석실 특별감찰반 출신인 김태우 전 검찰 수사관이 미래통합당 서울 강서을 후보로 확정됐다. 강서을은 역시 현 정부 청와대 출신인 진성준 전 정무기획비서관이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나선 곳이다. 검찰 개혁에 반발하고 사직한 김웅 전 부장검사는 서울 송파갑에 통합당 후보로 출마한다.
靑 인사 출마지에 ‘자객 공천’
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는 23일 청와대의 민간인 사찰 의혹을 제기한 김 전 수사관을 강서을 후보로 낙점했다. 김 전 수사관은 2018년 “우윤근 전 러시아 대사의 비위사실을 청와대에 보고했다가 쫓겨났다”고 주장한 인물이다. 청와대는 김 전 수사관을 공무상 기밀누설로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김 전 수사관은 이후 청와대의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비리 무마 의혹 등을 잇따라 제기했다.
통합당 공관위는 서울 구로을에는 3선인 김용태 의원을 후보로 내세웠다. 양천을에서 3선을 한 김 의원은 ‘험지 출마’ 의지를 밝혀 구로을에 공천됐다. 구로을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내리 3선을 한 곳이다. 윤건영 전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이 불출마하는 박 장관을 대신해 민주당에 공천을 신청했다. 통합당 관계자는 “현 정부의 불법 행위를 폭로한 김 전 수사관이 진 전 비서관과 맞붙을 경우 서울에서 ‘정권 심판론’ 바람이 불 수 있다”며 “김 의원도 윤 전 실장이 출마하는 곳에 선뜻 나서 싸우겠다는 의견을 밝혔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의 검찰 개혁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사표를 낸 김 전 부장검사는 송파갑에 공천됐다. 김 전 부장검사는 지난달 검찰 내부 게시판에 “국민에게는 검찰 개혁이라고 속이고 결국 도착한 곳은 중국 공안이자 경찰공화국”이라며 정부의 검찰 개혁을 비판하는 글을 올린 뒤 사직했다. 이후 새로운보수당에 입당한 김 전 부장검사는 자유한국당과 새보수당의 합당으로 통합당 후보가 됐다.
송파갑에서도 여야 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송파갑은 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박인숙 통합당 의원의 지역구다. 민주당에서는 추가 공모한 문미옥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차관의 출마가 점쳐지고 있다. 문 전 차관 역시 청와대 과학기술보좌관을 지냈다. 이날 황교안 통합당 대표의 종로 공천도 확정됐다.
민주당, 24일부터 경선
민주당 공관위는 이날 울산 중구의 경선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울산 중구는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의 당사자 가운데 한 명인 임동호 전 최고위원이 공천을 신청한 곳이다. 임 전 최고위원은 김광식 전 근로복지공단 상임감사와 경선을 치른다. 문명순 전 민주당 고양시갑 지역위원장은 경기 고양갑에 단수 추천받았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현역 의원으로 있는 지역구다.
공관위는 ‘조국 수호’ 논란을 일으킨 김남국 변호사의 지역구를 놓고 논의했지만 최종 출마지를 확정짓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안팎에서는 김 변호사의 출마지로 나경원 통합당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동작을이 거론된다. 하지만 당내 반발이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은 24일부터 26일까지 서울 6곳, 부산 3곳, 경기 7곳 등 지역구 30곳에서 1차 경선을 진행하기로 했다. 민주당 선거관리위원회는 여론조사가 동시에 가능한 30곳씩 순차적으로 경선을 치를 방침이다.
이번 경선에서는 현역 의원과 ‘친문(친문재인)’ 인사의 격돌이 예상된다. 유승희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성북갑에는 김영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은평을에서는 현역 의원인 강병원 후보와 청와대 자치발전비서관 출신인 김우영 후보가 맞붙는다. 김봉준 전 청와대 인사비서관은 경기 남양주을의 김한정 의원과 경선한다.
서울 영등포을에서는 현역 의원인 신경민 후보와 민주연구원장 출신 김민석 후보의 접전이 예상된다. 경선은 자동응답(ARS) 여론조사로 이뤄진다. 권리당원 투표 50%, 일반시민 투표 50%를 반영한다.
조미현/고은이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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