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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디브? 하와이? 베트남 퀴논!…때묻지 않은 히든 파라다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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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러운 황금색 모래와 파란 하늘이 그림같이 펼쳐지는 평화로운 장소를 알고 있다.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베트남 중부 지역에 있는 퀴논이다. 현지인은 꾸이년이라고 부르는 이곳은 2018년 영국 가디언지가 세계 10대 휴양지로 꼽은 다낭과 냐짱의 중간 지점에 있다. 때 묻지 않은 키코 비치와 에오 지오 등의 아름다운 해변이 있어 ‘베트남의 몰디브’로 불리기도 한다. 베트남 고대왕조 참파왕국의 유적지와 베트남전 당시 국군 맹호부대 파견 주둔지라 볼거리도 풍부하다.

편리한 문명과 자연의 조화


휴양지가 되기 위한 최적의 조건은 쾌적한 날 씨와 해변, 바다가 아닐까? 퀴논은 42㎞에 달 하는 길고 부드러운 해안선을 따라 아름다운 해변이 가득하다. 그중 키코 비치는 사람의 손길이 느껴지지 않는 깨끗한 해변과 에메랄 드빛 물빛이 인상적이다. 시내에서 차로 40분, 보트로 15분, 만만치 않은 여정에도 불구하 고 퀴논 여행자들은 누구나 키코 비치를 방문 하고 싶어 한다. 발아래 부서지는 하얀 모래, 눈이 시원해지는 푸른 바다, 이국적인 열대의 꽃들이 만발한 해변의 소박한 레스토랑들, 이 모든 것을 안고 초승달처럼 휘어진 아늑 한 해변에 도착하면 절로 환호성이 터져 나오 기 때문이다. 해변에서 휴식을 취하다가 지루 해질 즈음이면 보트를 타고 산호초가 만발한 천혜의 다이빙 포인트인 에오 지오로 향한다. 두 개의 높은 바위산이 인상적인 에오 지오는 키코 비치와 더불어 ‘퀴논의 보석’으로 불린 다. 현지 투어를 이용하면 편리하게 두 곳을 모두 방문할 수 있다.

최고의 골프장과 럭셔리한 리조트


퀴논에 가는 여행객 중 골퍼가 많은 이유는 FLC 골프코스 덕분이다. 잭 니클라우스가 디 자인한 36홀의 코스는 사구에 만들어진 전형 적인 링크스코스로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아 름답고 베트남에서는 단연 최고로 꼽힌다. 마 운틴코스 13~14홀에 올라 탁 트인 바다와 산등 성이를 품은 드넓은 자연을 내려다보니 감탄사 가 절로 흘러나왔다. 18홀 오션코스와 18홀 마 운틴코스로 이뤄진 FLC 골프코스는 평이하 지 않아 골퍼들의 도전심을 자극한다. 퀴논의 FLC 골프코스와 함께 떠오른 리조트는 FLC 럭셔리호텔퀴논이다. 보통 골퍼들에게 숙소는 부대시설의 느낌인데 이 리조트의 시설과 규 모는 골프코스에 절대 기죽지 않을 정도로 훌 륭하다. 위에서 보면 커다란 유람선이 바다에 떠 있는 듯한 형상의 호텔은 골퍼들과 그 가족 에겐 완벽한 숙소로, 골프를 즐기지 않는 이들 에게는 일상을 떠난 휴식처로 완벽하다. 356개 전 객실이 바다를 조망하고 있고 올림픽 수영 경기장을 무색하게 할 정도로 길고 거대한 수 영장이 있다. 버기를 타고 다녀야 할 만큼 넓고 큰 부지엔 스파, 레스토랑, 1000명 수용 가능 한 콘퍼런스룸, 키즈클럽 등의 모든 시설이 갖 춰져 있다. 호텔 객실 외에 90개 정도의 독립적 인 풀빌라도 있다. 부겐빌리아가 흐드러지게 핀 길을 따라 버기를 타고 도착한 풀 빌라는 하 나하나 독립적이었고 수영장은 가로 15m, 세 로 5m 크기로 꽤 큰 편이었다. 빌라는 방 2~5개 까지 다양한 타입이 있다. 이 리조트는 2014년 오픈했는데 이젠 현지인뿐만 아니라 한국인도 많이 방문한다.

참파왕조의 역사 간직한 빈딘 박물관

참파는 192년부터 1832년까지 1600여 년 동 안 지금의 베트남 중남부 지역에 존재하던 참족이 세운 왕국이다. 참족은 인도네시아 쪽에서 이동한 말레이 계통의 민족으로 오 랫동안 베트남, 크메르, 중국 등의 숙적이 었고 퀴논은 참파왕국의 수도였다. 다낭에 서 천도해 11세기에 지금의 퀴논, 당시 비자 야라 불린 이 지역에 수도를 뒀는데 당시 베 트남과 크메르에 번갈아 가며 지배를 당하 다가 1471년 멸망했다. 당시 기록을 보면 수 도인 비자야가 베트남에 함락될 때 도시는 불에 탔고, 6만여 명이 죽고, 3만여 명이 노 예로 전락했다 한다. 끔찍한 전쟁 이후 참 족의 후예들은 캄보디아 말레이시아 태국 등으로 이주하거나 베트남 곳곳으로 흩어 져 지금도 소수 민족으로 남아 있다.


베트남에서 참파 유적을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지역은 다낭과 후에다. 퀴논의 참 파 유적은 많이 남아 있지는 않지만 보존 상태가 좋다고 알려져 있다. 대표적인 것이 12세기에 세워진 것으로 추정되는 바닛 참파 타워다. 22m 높이의 중 심이 되는 탑을 중심으로 3개의 작 은 탑이 주변에 흩어져 있는데 중 심 탑에 오르면 퀴논 전경이 한눈 에 펼쳐진다. 이 탑들은 도시의 수 호를 기원하며 쌓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촘촘히 쌓은 붉은 벽돌과 상단부에 새겨진 문양, 시바신 동상 등에서 힌두 건축 특유 의 이국적인 정취를 느낄 수 있다. 사진 촬 영 하기 좋은 이곳에서 잠시 여유를 즐기고 시내로 내려와 빈딘 박물관에 들렀다. 참파 왕국의 유물, 전통 공예품, 전쟁 기록물과 군사 용품을 상설 전시하고 있고, 베트남전 당시 맹호부대의 자취도 찾을 수 있다. 원 래 이 건물은 전쟁 때 피해를 본 퀴논시민 에게 사과의 의미로 맹호부대와 한진그룹 이 건립해 기증한 것인데 지역 문화센터로 쓰이다가 박물관이 됐다. 박물관은 상당히 작은 규모라 방문하기 전 휴무일이나 공사 일정 등을 알아보고 가는 것이 좋다.

‘힙’한 커피와 다양한 먹거리가 매력

리조트 지역을 벗어나 시내에서 현지 시장 과 카페를 순회해 보는 것도 낯선 도시에서 느끼는 재미다. 달달한 베트남 커피뿐만 아 니라 솜씨 좋은 바리스타들이 뽑아내는 스 페셜티 커피도 퀴논에 왔다면 맛봐야 하지 않을까? 장애인이 만든 상품을 판매하는 등 취지 도 좋고, 커피 맛도 일품인 덴커 피에서는 운이 좋다면 라이브 도 감상할 수 있다. 옛날 물건으로 둘러싸여 뉴트로 감성이 묻어나는 1990카페는 어르신들도 흥미로워한다. 모던하고 화려한 느낌의 마리나카페나 디스트릭트원 등은 잠시 성수동이나 가로수길로 공간 이동을 한 듯한 느낌도 받을 수 있을 정도로 ‘힙’하다. 해변에서는 멀어졌지만 사람들의 여유로운 모습을 보면 휴양지 느낌이 묻어나온다.

퀴논에서 꼭 먹어봐야 할 음식은 무엇일까? 베트남 하면 쌀국수, 그리고 퀴논 하면 반쎄오다. 시장이나 거리의 작은 식당, 규모 있는 베트남 레스토랑 등 어디에서나 맛볼 수 있는 얇은 쌀가루 크레이프, 반쎄오는 동그란 모양으로 냄비에서 지글지글 튀겨져 나온다. 크레이프의 모양도 같이 먹는 재료도 지역마다 다르다. 이 맛있는 팬케이크가 언제 어떻게 생겨났는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많은 사람이 중부 지방에서 시작됐다는 의견에 동의한다. 반쎄오의 시작은 어쩌면 퀴논이 아니었을까? 퀴논의 반쎄오는 새우 오징어 불고기 중 선택할 수 있고, 쌀 크레이프에 갖은 재료를 쌈 싸 먹듯 올려서 즐기면 된다.

퀴논은 오랫동안 때 묻지 않은 히든 파라다이스였다. 어떤 이들은 퀴논의 변화를 탐탁지 않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아름다운 곳은 언젠가는 발견될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친환경적으로, 자연의 아름다움을 최대한 살려서, 탄탄한 개발 계획과 자본, 그리고 거시적인 안목을 가진 설계자들이 퀴논의 미래를 계획하고 있음을 감지하고는 조금 안심이 된다. 지금 막 기지개를 켜기 시작한 또 하나의 휴양지, 지금 방문한다면 초창기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는 좋은 시기인 것 같다.

퀴논=조은영 여행작가(무브매거진 편집장) movemagazine01@gmail.com
사진협조 에이투어스

여행메모

예전에는 인천에서 하노이 또는 호찌민 국제공항으로 가 국내선으로 갈아탄 후 퀴논 푸캇공항에 도착했지만 최근 대한항공이 전세기를 운영하면서 더 편하게 갈 수 있게 됐다. 한국에서 하노이 또는 호찌민까지의 비행시간은 약 4시간30분이며, 하노이 또는 호찌민에서 퀴논까지는 90분, 곧 현지 항공사인 뱀부항공의 직항 운항 계획도 있다고 한다. 연중 최고 기온이 거의 30도를 웃도는 전형적인 휴양지 날씨로 여름엔 35도 이상 올라간다. 11월부터 2월 말까지 평균 27도 이하의 쾌적한 날이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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