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카메라 3개를 넣을 때 삼성은 4개로 점프했다.” “모토로라 레이저가 곤경에 처했다.” 삼성전자가 지난 11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스마트폰 신제품을 공개한 뒤 외신이 내놓은 평가다. 삼성전자가 내놓은 두 번째 폴더블(접는) 스마트폰 ‘갤럭시Z플립’은 경쟁 제품인 모토로라 ‘레이저’보다 내구성과 화면 주름 등의 측면에서 훨씬 낫다는 평가를 받았다. ‘갤럭시S20’ 시리즈는 ‘최고 스마트폰 카메라’로 화제가 되고 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사업 부문은 선진국 시장 포화, 중국 스마트폰 업체의 공세 속에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이 10조원 아래로 떨어졌다. 영업이익이 10조원을 밑돈 것은 2011년 이후 8년 만이다. 삼성전자가 상반기 전략 제품을 기반으로 수익성을 회복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작고 가벼운 폴더블폰, 갤럭시Z플립삼성전자가 14일 출시한 갤럭시Z플립을 직접 사용해봤다. 첫 느낌은 ‘작고 가볍다’였다. 접으면 한 손에 들어온다. 화장품 파우더 콤팩트와 비슷한 크기로 주머니나 가방에도 쏙 들어간다. 첫 폴더블폰인 갤럭시폴드는 화면 크기가 커서 편리했지만 무거운 게 단점이었다. 갤럭시Z플립의 무게는 183g으로 작년에 출시한 ‘갤럭시노트10플러스’(196g)보다 가볍다.
접었을 때 앞면에 보이는 커버 디스플레이의 크기는 1.1인치로 작았다. 그러나 활용도는 높았다. 문자나 알림 등을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알림을 터치하면 간단한 내용도 확인할 수 있었다. 접힌 화면을 열면 해당 앱으로 바로 연결된다. 후면 카메라로 셀피를 찍을 때도 커버 디스플레이로 내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단 화면이 작아 불편하긴 했다.
화면을 특정 각도로 접으면 두 개로 분할되는 기능은 편리했다. 위·아래로 접히는 하드웨어 특성을 활용한 기능이다. 카메라 앱을 켠 뒤 90도 각도로 세우면 위는 화면, 아래는 조작 버튼으로 나뉜다. 이대로 책상에 스마트폰을 세워두고 셀피를 찍을 수 있다. 카메라는 전면에 1000만 화소, 후면에 1200만 화소의 초광각과 광각 렌즈를 장착했다.
디스플레이의 접히는 부분은 견고해졌다. 여러 번 접으면 힌지(경첩) 부분이 들뜨는 현상이 갤럭시폴드에 비해 덜했다. 삼성전자는 “자체 테스트 결과 갤럭시Z플립을 20만 번 접었다 펼 수 있다”고 밝혔다.
과거 플립폰을 사용할 때의 손맛은 느끼기 힘들었다. 한 손으로는 쉽게 접히지 않았다. 두 손을 이용해 완전히 접힐 때까지 눌러야 한다.
폴더블폰의 대중화를 위해 배터리,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등의 성능을 낮춘 것도 아쉽다. 배터리 용량은 3300㎃h(밀리암페어시)로 삼성전자의 신제품과 비교하면 작은 편이다. 이 용량으로 6.7인치 대화면과 커버 디스플레이까지 써야 한다. 실제 완전히 충전해도 종일 쓰기엔 빠듯했다.
갤럭시S20 판매량, 4000만 대 넘을까삼성전자와 통신 3사는 20일부터 갤럭시S20 시리즈 예약 판매를 시작했다. 26일까지 예약판매를 진행한 뒤 다음달 6일부터 정식판매에 나설 예정이다.
갤럭시S20 시리즈는 △S20울트라(6.9인치 화면) △S20플러스(6.7인치) △S20(6.2인치) 세 모델이 나왔다. ‘괴물 폰카’라는 별칭이 붙을 만큼 카메라 기능을 대폭 개선한 것이 신제품의 특징이다. 최고 스펙(제품 성능) 제품인 갤럭시S20울트라는 1억800만 화소의 광각 렌즈와 최대 100배 줌이 가능한 ‘스페이스 줌’ 기능을 넣었다. 갤럭시S20는 후면에 세 개의 렌즈를, 나머지 모델은 네 개의 렌즈를 적용했다.
세 모델 모두 5세대(5G) 이동통신을 지원한다. 내장 메모리는 갤럭시S20가 128기가바이트(GB), 갤럭시S20플러스와 갤럭시S20울트라가 256GB다. 베터리 용량도 넉넉하다. 세 모델이 각각 4000㎃h, 4500㎃h, 5000㎃h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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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판매 초기 반응은 나쁘지 않다. 이전 제품인 갤럭시노트10보다 판매량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업계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판매가 위축될 것을 우려해왔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1억800만 화소 카메라를 장착한 갤럭시S20울트라의 카메라 기능에 대한 문의가 많이 들어온다”고 말했다.
갤럭시S20 시리즈는 2016년 갤럭시S7 시리즈 이후 처음으로 출시 첫해에 4000만 대 이상 팔릴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갤럭시S7 시리즈는 첫해 출하량이 4700만 대였다. 이후 갤럭시S8과 갤럭시S9, 갤럭시S10 시리즈는 모두 3400만~3800만 대 수준이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5G 스마트폰 수요 확대와 카메라 등 스펙 개선을 판매 증가 요인으로 분석했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