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우리 사무실 근처에 문을 연 어느 프랜차이즈 음식점 얘기다. 이 브랜드가 하나둘씩 눈에 띈다 싶더니 직장 근처에도 마침 문을 열어 궁금하던 차였다. 오픈 행사 당시 이곳에서 식사를 해봤다. 차린 지 얼마 안된 매장이어서인지 손님이 제법 많았다. 오픈 기념 선물이라고 방문객에게 작은 핸드크림을 하나씩 증정했다.
무료 선물인 만큼 받는 사람으로서는 굳이 나쁠 게 없다. 하지만 마케터의 눈으로 봤을 땐 크게 의미없어 보이는 곳에 비용을 쓰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 오픈 행사가 끝나면 ‘본 게임’이 시작될 텐데 나중에 그 아까운 비용이 생각나진 않을지 점주가 걱정됐다.
증정한 판촉용 선물은 마트에서 구매할 경우 개당 1500원짜리다. 그리 고급스럽지 않은 제품이었다. 대량 주문으로 구매했을 테니 개당 1000원 정도에 구매했을 것이다. 필자와 2명이 함께 갔으니 선물 값으로 우리 테이블만 해도 3000원이 지불됐다는 계산이 나온다. 대략 4인용 테이블이 20개였고 하루에 테이블을 3회전 돌렸다고 계산해본다면 하루에 200만원이 넘는 금액이 판촉비로 지출된 셈이다.
물론 개점 초기에는 수익을 보지 못하더라도 많은 투자를 해서라도 알리는 것에 집중해야 하는 것이 맞다. 그럼에도 핸드크림은 받는 손님에게 최고의 가치를 주는 선물이었나 곱씹어보게 된다.
고객에게 판촉을 할 때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당연히 점주는 가급적 최소한의 비용 투자로 최대의 가치를 창출하고 싶어 한다. 판촉행사의 예를 몇 개 들어보자. 3000원 금액 할인을 해줄 때와 3000원짜리 판촉물을 구매해서 증정할 때, 그리고 3000원 정도의 원가가 드는 1만 원 메뉴를 무료로 줄 때가 있다고 가정하자.
점주는 세 가지 모두 3000원의 비용이 드는 판촉활동이다. 하지만 손님으로서는 완전히 다른 얘기다. 첫 번째로 금액 할인은 간단하게 할인받은 금액만큼만 혜택을 보는 것이다. 두 번째 판촉 선물은 고객이 어차피 마트나 다른 곳에서 개인적으로 구매할 만한 제품일 경우에만 혜택이 있다고 가치를 느낄 것이다. 이 경우 손님에게 꼭 필요한 제품이라고 가정해 본다면 5000원 가치로 인정받을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1만원짜리 메뉴를 무료로 제공하면 소비자로선 정말 1만원의 가치를 느낄 수 있다. 물론 이 메뉴는 매장에서 자신 있게 소개할 만한 메뉴여야 의미가 있다.
점주로서는 최소한의 투자를 해서 최대한의 만족도를 올려야 하고, 결국 투자가 재방문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내 책상 서랍 안에서 굴러다니는 그 핸드크림을 다시 꺼내봤다. 그 판촉물 하나 때문에 내가 그 매장에 다시 찾아갈 것 같지는 않겠다는 씁쓸한 생각이 들었다.
강준식 < 벨룸마케팅컴퍼니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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