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거지 같아요"라고 답한 상인이 자신의 지지자들로부터 신상털이 당하자 "안타깝다"고 한 것을 두고 "끝까지 (지지자들을) 말리지는 않네요"라고 비판했다.
사건의 발단은 문 대통령이 지난 9일 충청남도 아산시의 한 전통시장 반찬가게를 찾아 경기를 물으면서 시작됐다. 상인은 이에 "(경기가) 거지 같아요"라고 답했다. 이 사실이 전해지자 문 대통령 지지층은 "어떻게 대통령이 있는 자리에서 그런 말을 할 수 있느냐"면서 신상을 털고 막말을 하며 공격했다.
논란이 일자 문 대통령은 "그분이 공격받는 게 안타깝다"며 진화에 나섰다.
이를 두고 진 교수는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해당 기사를 공유하며 "끝까지 말리지는 않네요. 앞으로 괜히 시장 돌아다니지 마세요. 애먼 사람들만 욕보니까"라고 일갈했다.
문 대통령이 자신의 극성 지지자들이 전통시장 상인에 대해 공격하며 불매운동을 벌인 것을 완곡하게라도 말렸어야 한다는 의중을 담아서다.
앞서 이같은 논란에 대해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이 이 반찬가게 사장을 좀 대변해달라고 했다"면서 "대통령은 그분이 공격받는 것이 안타깝다고 하셨다. 당시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는 것이 대통령의 기억"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반찬가게 사장의 '거지 같다'는 표현에 대해서도 요즘 사람들이 쉽게 하는 표현이자 서민적이고 소탈한 표현이며, 전혀 악의가 없이 흔히 하는 상황 표현으로 받아들였다"고 덧붙였다.
보도에 따르면 ‘대통령의 발언이 극렬 지지층에게 자제를 요청한 것인가’라는 물음에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 말씀은 반찬가게 사장이 곤경에 처해 안타깝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지층에 대한 말씀이 아니다"라며 "오해하지 않을 상황에서 악성 비난 댓글을 다는 것은 이른바 '문빠'들만 하는 것이 아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의 지지층이 극성인 것은 지난 2007년 대선 당시에도 여러 사건으로 드러났다. 문자 폭탄이 횡행했으며 비문인사들에게는 악성댓글이 이어졌다.
문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이던 시절 비문인사들에 대한 문자폭탄과 악성댓글을 '양념'이라 해서 논란이 일었던 사례가 있다.
문 대통령의 당시 '문자폭탄은 양념'이라는 발언이 논란이 커지자 "후보인 저는 바쁘게 뛰어다니다 보니 제대로 알지 못했는데, 알았든 몰랐든 책임이든 아니든 이 자리 빌려 깊은 유감과 위로 말씀드린다"고 후에 사과했다.
이에 대해 당시 김종인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는 "그것(문자폭탄)을 양념이라고 표현하는 그 사람의 두뇌를 나는 상상하기 힘들다"고 에둘러 비판했다.
김 전 대표는 "자신은 그런 것을 당해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그것을 양념이라고 표현한 자체로 그 사람의 두뇌를 상상하기(이해하기) 힘들다. 별의별 지독한 소리를 다 하니 않나"라며 "(문 후보는)그것을 통제할 능력이 없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다"라고 비난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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