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의 인공지능(AI) 관련 디지털 규제책이 19일 처음으로 공개된다. 디지털세 부과에 이어 미국 정보기술(IT) 기업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EU 집행위원회를 방문해 “온라인 플랫폼을 위한 맞춤형 법안을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다. 온라인 플랫폼의 사회적 책임은 인정했지만, 지나친 규제에 대한 우려를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저커버그 CEO는 AI 규제안 실무를 맡은 마그레테 베스타게르 EU 집행위 경쟁 담당 집행위원 등 EU 지도부를 면담했다.
앞서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와 애플의 AI 사업부를 담당하는 존 지안안드레아 수석부사장도 지난달 브뤼셀을 방문했다. 모두 EU가 준비 중인 새 AI 규제책 때문이다. 작년 11월 취임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100일 이내에 AI 정책안을 마련할 것을 지시했다. EU 집행부는 그 초안을 19일 공개할 계획이다.
EU의 AI 백서 초안에는 AI 개발자에 대한 윤리적 규제를 강화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헬스케어, 자율주행차 등 위험한 기술 정보에 대한 규제도 담길 것으로 관측된다. 그동안 AI 기술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한 페이스북, 구글, 애플 등 미국 IT 기업들은 지나친 규제가 자칫 AI산업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피차이 CEO는 지난달 “AI에 대한 적절한 규제는 필요하지만 균형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저커버그 CEO와 면담한 EU 지도부는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티에리 브르통 EU 집행위 산업 담당 집행위원은 “(페이스북의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현 규제는) 충분하지 않다. 책임과 규제 면에서 너무 약하다”고 지적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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