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2월14일(10:49)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한진그룹에서 남매간 경영권 분쟁이 한창인 가운데 한진칼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손을 잡은 KCGI(강성부펀드)가 한 자리에 서게 될지 관심이 쏠린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이 양 측에 공개 토론회를 제안하면서다.
기업거버넌스포럼은 14일 "기업의 장기적인 발전과 주주 및 이해관계자들을 위해 양 측이 갖고 있는 정책과 전략을 공개적으로 밝힐 필요가 있다"며 공개 토론회를 제안했다.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등 총수 일가와 조 전 부사장이 KCGI·반도건설과 결성한 '반(反) 조원태 연합군'의 싸움으로 확전됐다. 양 측은 조 회장의 사내이사 재연임이 달린 다음달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국민연금과 소액주주의 표심을 잡기 위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앞서 조 회장이 유휴 부지와 비주력 사업 매각 등을 발표한 가운데 조 전 부사장 등 3자 연합은 지난 13일 김신배 전 SK그룹 부회장, 배경태 전 삼성전자 중국총괄 부사장, 김치훈 전 한국공항 통제본부장을 신규 사내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조 회장이 사내이사 연임에 성공하더라도 이사회를 장악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거버넌스포럼은 다음달 10일을 공개 토론회 잠정 일자로 제시했다. 한진칼과 KCGI 각 대표자가 발표를 맡고, 의결권 자문 3사 대표자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의결권자문위원회 위원,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실 대표 또는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 대표 등이 패널로 참여할 것을 제안했다.
이 자리에서 한진그룹의 장기 경영 계획, 기업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정책, 기업경영 투명성 제고를 위한 정책 등을 논의하자고 했다.
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을 맡고 있는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는 "한진그룹 지분 경쟁이 가족간 혹은 기존 경영진과 외부세력 간 다툼으로만 알려지고 있는 상황이 우려스럽다”며 "공정한 토론의 장에서 논의하는 것이 한국 주주총회 문화와 자본시장 발전에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공개 토론회를 통해 한진칼 주주들에게 사실에 부합하는 균형 잡힌 정보를 전달해 올바른 의사결정을 안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공개 토론회 성사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거버넌스포럼은 현재 한진칼과 KCGI에 이 같은 공개 토론회의 취지와 잠정 일정을 전달한 상태다. 양 측 모두 참여 여부를 고민하고 있다. 이르면 다음주께 성사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경영계 관계자는 “양 측 모두 공개 토론회의 실익을 따지고 있다”고 전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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