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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한국GM 노사 손잡으니…'꼴지탈출' 희망의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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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극심한 노사 갈등과 경영악화를 동시에 겪었던 한국GM이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경영 정상화를 위해 노사가 손을 맞잡은 효과가 나오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지난 1월 한국GM은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트레일블레이저를 새롭게 선보였다. 트레일블레이저는 내수는 물론 수출까지 책임질 신차로 한국GM의 명운이 달렸다고 평가된다. 한국GM은 기존 차종과의 부품 호환성을 높여 차량 가격을 낮추면서도 트레일블레이저 프레임에 1mm²당 100kg 이상을 버티는 차세대 강판인 '기가스틸'을 채용하는 등 상품성을 높이는데 공을 들였다.

트레일블레이저 발표현장에는 깜짝 이벤트도 펼쳐졌다. 김성갑 한국GM 신임 노조위원장을 비롯한 노조 관계자들이 무대 위로 올라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과 손을 맞잡은 것.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트레일블레이저는 회사의 경영정상화 성패가 달린 사활에 매우 중요한 차량"이라며 "차량의 성공을 위해 노조도 협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 파업 내홍-꼴지 추락 '한국GM'

한국GM 노조는 지난해 9월 임금인상과 복리후생 원상복구 등을 요구하며 전면파업을 벌인 바 있다. 임금인상 등은 수익성이 회복된 이후 논의하기로 한 단협상 약속을 이행하라고 회사가 요구하자 노조는 교섭 중단을 선언하는가 하면 GM 차량에 대한 불매운동까지 벌이며 거세게 반발했다. 싸움은 차기 노조 집행부 구성을 위한 선거 준비에 들어가는 시기까지 이어졌다.

반복된 파업 등 노사 갈등이 수면위로 떠오르며 실적도 악화됐다. 한국GM의 지난해 내수 판매실적은 전년 대비 18.1% 감소한 7만6471대에 그쳤다. 국내 완성차 5사 가운데 꼴지로 밀려난 것은 물론, 수입차인 메르세데스-벤츠에게도 뒤처진 성적이었다.

그나마도 내수 실적의 절반을 경차인 스파크에 의존했는데, 소형 SUV가 인기를 얻으며 경차 수요는 완연한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2014년 적자 전환된 이후 최근 5년 동안 누적 적자도 4조원을 넘겼다.



◇ 올해는 노사 '맞손'…미래 협력

지난해 말 선거를 통해 새로 구성된 한국GM 노조는 강성 성향으로 분류됐지만, 한국GM의 현 상황은 냉정하게 인식했다. 이전 노조가 주장했던 기본급 12만3526원(5.65%) 정액 인상, 1인당 1650만원 규모의 성과급·격려금 지급 등의 요구가 현실과 동떨어졌다는 점을 인식하고 미래 경쟁력 확보, 고용안정, 복리후생 개선 등에 초점을 맞췄다.

한국GM도 새 노조의 기조에 화답했다. 카젬 사장은 "노사 모두 한국GM에 견고한 미래를 만들어야 한다는 공통된 목표를 가졌다. 미래를 위해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도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과 노사 입장을 조율했다. 신차 성공에 동등한 파트너로 함께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지난해 미뤄진 임금 및 단체협약도 1분기 내로 해결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 희망 트레일블레이저·콜로라도 초반 흥행

노사가 합심해 선보인 트레일블레이저도 흥행가도를 걷고 있다. 출시 이틀 만에 사전계약만 1000대를 넘어섰고 양산이 시작된 이달 들어서도 계약이 꾸준히 이뤄지는 상황이다. 영업점 관계자는 "소형은 물론 중형 SUV를 고민하던 고객들도 트레일블레이저의 상품성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중국에서 부품 생산이 차질을 빚는 탓에 공장 가동 중지가 예정된 것도 영업 일선에서는 큰 문제가 아니라고 바라봤다. 이 관계자는 "출고대기가 길어지면 소비자들의 외면이 따라오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트레일블레이저는 상황이 약간 다르다"며 "(다소의 지연은) 상관없다며 계약하는 고객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GM에서 수입한 대형 SUV 트래버스와 픽업트럭 콜로라도 역시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쉐보레 콜로라도는 지난 1월에도 1036대가 팔려 베스트셀링카 3위에 올랐다. 개별소비세 환원 여파에 아랑곳하지 않는 저력을 보인 셈이다.

같은 기간 트래버스는 이보다 적은 313대가 팔렸다. 다만 수입차를 그대로 판매하는 콜로라도에 비해 국내 공장에서 추가적인 작업을 거쳐야 하는 만큼 판매 가능한 수량 자체가 제한적임을 감안하면 준수한 성적이다.

한국GM 관계자는 "트래버스는 미국에서 들여온 뒤 국내 공장에서 전동식 사이드미러 등 국내 소비자가 선호하는 사양을 장착한 뒤 출고된다. 공장 가동률을 최대한 올려도 월 500대가 한계"라며 "휴가철과 설 연휴 등을 감안하면 최대한 생산한 수량"이라고 설명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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