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터카 기반 차량 호출 서비스 ‘타다’가 모회사 쏘카에서 분리된다. 쏘카 주주들이 지분 비율대로 신설법인의 지분을 나눠 갖게 된다. 지금까지는 쏘카가 타다 서비스 운영사인 VCNC의 지분 100%를 소유하는 구조였다. 타다 서비스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선택과 집중’ 전략이라는 게 쏘카 측 설명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규제와 법정 공방으로 인한 부담 탓에 분사를 추진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독립법인으로 새출발하는 ‘타다’
쏘카는 12일 이사회를 열고 인적분할을 의결했다. 새로 설립되는 법인의 이름은 플랫폼 명칭과 같은 ‘타다’가 될 전망이다. 타다는 승차공유 사업에 주력하는 법인으로 오는 4월 1일 공식 출범한다. VCNC를 이끌어온 박재욱 대표가 신설법인을 맡는다. 지분 구조가 바뀔 뿐 사업 모델과 경영진엔 변화가 없는 셈이다. VCNC엔 타다 이외의 사업만 남는다.
타다는 2018년 10월 서비스를 시작한 플랫폼이다. 기사와 렌터카를 동시에 호출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사업을 벌였다. 현재 타다 회원은 170만 명이며 1500여 대의 차량을 운행 중이다. 기사와 11인승 승합차를 함께 제공하는 ‘타다 베이직’, 교통약자를 대상으로 하는 ‘타다 어시스트’, 준고급 택시 서비스 ‘타다 프리미엄’, 공항 이동 서비스 ‘타다 에어’ 등이 핵심이다.
이재웅 쏘카 대표(사진)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타다의 사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오랜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이라며 “모빌리티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스타트업)이 아니라 모빌리티 유니콘 목장을 만드는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갑작스런 결정 놓고 해석 분분
쏘카는 인적분할이 이뤄지면 두 법인의 운영 효율이 올라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사업 목적에 걸맞은 지원 조직을 따로 갖추게 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VCNC는 대관 등 지원업무의 상당 부분을 쏘카에 의지해왔다. 투자 유치가 용이해질 것이라고도 전망했다. 쏘카 관계자는 “쏘카가 아닌, 타다에만 자금을 넣겠다는 수요도 상당하다”고 말했다. 쏘카는 최근 LB 프라이빗에쿼티(PE) 등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며 8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법정 공방과 규제 법안에 따른 부담으로 분할 결정을 내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타다의 사업 추진이 힘들어지는 극단적인 상황에서 모회사 쏘카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플랜B’를 마련했다는 해석이다.
검찰은 지난해 ‘유사 택시’ 논란으로 택시업계와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는 이 대표와 박 대표를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구형은 지난 10일 이뤄졌다. 타다를 ‘다인승 콜택시’로 분류했고 이 대표와 박 대표에게 각각 징역 1년을 구형했다.
국회도 타다를 정조준하고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엔 여객운수법 개정안이 계류돼 있다. 이 법안은 ‘타다 금지법’으로 불린다. 기사와 렌터카를 실시간으로 호출하는 타다의 영업방식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서다.
타다 매각을 위한 사전작업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일반적으론 물적분할이 매각에 유리하지만 타다는 상황이 특수하다는 분석이다.
모빌리티업계 한 관계자는 “타다는 한때 쏘카의 투자에 보탬이 되는 보석이었지만 이제는 짐에 가깝다”며 “타다 브랜드를 높이 평가하는 기관이 나타나면 매각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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