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와 조합 간 갈등으로 교착 상태에 빠졌던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1단지(사진) 재건축 사업이 속도를 낼 전망이다. 양측이 극적으로 합의하면서 정비사업에 대한 분양가 상한제 유예기간(4월 28일) 내 분양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11일 개포주공1단지 조합에 따르면 조합과 상가위원회는 전날 ‘상가 재건축 관련 합의서’에 서명했다. 조합은 상가 대지지분에 대한 ‘상가 기여 개발이익’ 명목으로 상가위원회에 910억원을 주기로 했다. 합의서는 다음달 30일 조합원 총회를 통해 확정된다. 양측은 합의서가 총회에서 통과되면 서로 제기한 소송을 모두 취하할 방침이다.
사업 진행의 최대 걸림돌이었던 상가와의 합의가 진전되면서 분양가 상한제를 피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졌다. 조합은 13일 사업시행계획 변경인가를 내고, 4월 초 관리처분계획 변경인가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분양보증을 받아 4월 24일 입주자 모집공고를 낼 계획이다. 4월 28일까지 입주자 모집공고를 하면 분양가 상한제를 피할 수 있다.
HUG가 지난 8일부터 고분양가 심사기준을 변경해 이에 따른 수혜도 기대된다. HUG는 같은 구내에서 일률적으로 적용하던 심사기준을 입지와 단지 규모, 시공사 브랜드 등 개별 사업장 특성을 세분화해 반영하는 것으로 기준을 바꿨다.
총회 통과 여부는 변수로 남아 있다. 일부 조합원이 “아무리 분양가 상한제를 피하기 위한 것이어도 상가 기여 개발이익이 과도하다”며 반대 뜻을 고수하고 있어서다. 총회 통과가 불발되면 사실상 분양가 상한제를 피하기 어렵다. 이에 따른 가구당 추가 분담금은 1억원에 달할 것으로 업계는 추산했다.
조합은 2016년 4월 사업시행인가 당시 상가조합원이 소유한 상가의 기여 개발이익을 인정하기로 포괄 합의했다. 당시 구체적인 금액을 정하지 않아 분쟁이 지속돼왔다. 구청은 상가와의 합의를 전제로 사업시행인가를 내준 만큼 이행 협의를 요구해왔다.
개포주공1단지는 재건축 이후 지하 4층~지상 35층, 6702가구 대단지로 탈바꿈한다. 현대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이 시공을 맡는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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