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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을 비롯한 신흥국 증시 투자자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중국발(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산에 따라 고공 행진하던 펀드 수익률에 제동이 걸렸기 때문이다. 과거 사례를 보면 전염병으로 인한 증시 영향은 1~2개월에 그쳤지만 안심하기는 이르다. 2003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때보다 확진자와 사망자 숫자가 더 빨리 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증시 반등은 신종 코로나 확산 속도와 중국 정부의 부양책에 달렸다”며 “중국에서 대대적인 부양책이 나온다면 V자 반등이 빨리 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증시 추가 급락 가능성 작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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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첫 감염자가 발생한 뒤 쉬쉬하던 중국 정부가 지난달 20일 신종 코로나 확산을 인정하고 비상 사태를 선포하면서 분위기는 급반전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달 21일 1.4% 떨어진 데 이어 23일엔 2.8% 급락했다. 긴 춘제(春節·설) 연휴를 끝내고 이달 3일 재개장했을 땐 7.7% 폭락했다. 이후 반등하긴 했지만 중국 펀드 수익률에 타격은 불가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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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환매보다는 보유 쪽에 무게를 싣고 있다. 신종 코로나 관련 우려는 이미 증시에 반영돼 추가 급락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성연주 신영증권 연구원은 “확진자가 계속 늘고 있지만 증가세는 확연히 둔화됐다”며 “그동안 가동을 멈췄던 중국 공장들도 지난 10일부터 대부분 지역에서 재가동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실물 경기 둔화 우려가 있지만 그만큼 부양책 기대도 커지고 있다. 최진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종 코로나 피해가 경제 전반으로 확산하지 않도록 중국 정부가 부양책을 서두르고 있다”며 “상황이 갑자기 나빠질 가능성도 존재하지만 너무 비관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원자재 가격 하락에 브릭스 펀드도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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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과 러시아는 원유 등 원자재 수출로 먹고사는데, 원자재 가격이 최근 경기 둔화 우려에 비틀거리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는 지난 7일 배럴당 50.3달러로, 지난달 6일 63.3달러에서 20.5% 급락했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세계 원유 소비량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2년 6.6%에서 지난해 13.5%로 올랐다”며 “중국의 경기 둔화가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2003년 사스 때보다 훨씬 크다”고 말했다. 중국은 세계 철광 소비의 64.3%, 구리는 53.3%, 알루미늄은 57.3%를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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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