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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혁신동력 잃지 않으려면 직원들 부정적 감정 헤아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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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가 많고 예측이 어려울 때일수록 ‘감정’은 기업의 문화와 성과를 이끄는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 특히 창의적 혁신이 요구되는 상황에서는 기업 차원의 정서 관리가 필수적이다. 기업은 혁신을 위해 불확실성과 실패를 감수해야 하는데 실패와 동반되는 불안감 압박감 좌절감 등이 적절히 관리되지 않으면 새로운 시도가 동력을 잃을 수 있다. 구성원의 감정을 읽고 적절하게 대응하는 리더의 역량이 점점 더 중요해지는 이유다.

지금까지 많은 기업에서 감정은 골칫거리 취급을 받아왔다. 회사에서 감정을 표현하거나 공유하는 것은 비전문적이라고 여겨졌다. 절제된 감정과 논리적인 모습이 칭찬받고 보상받는 경우가 많았다. 경영자 입장에서는 기업의 목표와 성과에 몰두하다 보니 구성원 개개인의 감정을 신경 쓸 여유가 없고, 우선순위에서도 밀리기 일쑤였다.

직원들이 감정과 분리되면 더 생산적이고 효율적으로 일할 것이라는 추측도 있었지만 오히려 그 반대다. 이미 많은 연구에서 감정은 직원 개개인의 성과뿐만 아니라 기업 성과에도 핵심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 밝혀졌다. 조직심리학자 하워드 웨이스와 러셀 크로판자노는 직원의 감정이 직무태도와 만족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긍정적인 감정은 업무 몰입도를 높이지만, 부정적 감정은 떨어뜨린다. 예컨대 분노를 억누르면 그 안에 있던 창의성, 의사결정 능력과 같은 긍정적 역량도 함께 죽는다는 얘기다.

마음에 남아 있는 불안, 우울 등 부정적인 정서는 조직 내 건설적인 상호작용을 약화하고 결과적으로 성과를 갉아먹게 된다. 오해와 불만, 갈등은 지극히 사소한 사건으로 발생하지만 조직에 심각한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

미국의 대중심리학자 브레네 브라운은 기업 내 부정적 감정을 돌파하는 리더의 용기에 주목했다. 그는 두려움 때문에 침묵하는 것은 금물이라고 말한다. 리더는 좌절감, 분노, 불안 등 구성원의 부정적 감정을 관리하는 데 충분한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하지만 리더가 불편한 대화의 물꼬를 트고 부정적 감정에 관해 이야기하려면 상당한 용기와 고민이 필요하다. 먼저 리더 스스로 방어의 갑옷을 벗고 취약성을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

아울러 직원들이 부정적인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할 수 있는 ‘안전 컨테이너’를 구축해야 한다. 이를 위해 리더는 조직원들에게 심리적 안정을 보장하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밝히고 여기에 시간과 자원을 쏟아야 한다.

글로벌 소프트웨어 회사 어도비처럼 직원들의 정서관리를 코치 및 피드백 프로세스에 포함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적어도 분기에 한 번 피드백 및 코치 세션을 진행하고, 초반 20분 정도는 허심탄회한 대화를 해보라. ‘잘 지내는지’ ‘문제는 없는지’ 등 업무와 관련 없는 대화도 좋다. 계속해서 신뢰를 쌓는다면 나중에 이슈가 생기더라도 내재됐던 불만이나 부정적 감정에 대해 더 편안하게 이야기할 수 있다.

실패에 대한 비판, 냉소에 맞서 방어의 갑옷을 벗는 일이 쉬울 리 없다. 하지만 리더가 앞장서서 구성원의 감정을 읽고 불편한 대화를 시작한다면 건강한 조직문화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박은진 세계경영연구원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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